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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슈퍼볼 이벤트”… 美 방송 3사, 코미 증언 생중계

입력 2017-06-07 18:20:01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열리는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밀을 어느 선까지 폭로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코미 청문회는 미국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생중계를 한다. 흥행 측면에서 보자면 ‘슈퍼볼’(미 풋볼 챔피언결정전)에 버금가는 빅 이벤트로 꼽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자칫 탄핵론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어 가장 긴 하루가 될 전망이다.

CNN방송은 6일(현지시간) ABC와 CBS, NBC방송 등 미 지상파 3사가 일제히 생중계하는 점 등을 들어 코미 청문회가 워싱턴의 슈퍼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통적으로 지루한 의회 청문회를 지상파 3사가 생중계하는 건 전례가 없는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의 증언에 관한 행정특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밀유지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전·현직 공직자들의 공표와 증언을 막을 권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도 “코미의 발언에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코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유착 의혹’ 수사를 어떻게 방해했는지를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여야 상·하원 지도부를 만나 코미에 대해 “행운을 빈다”고 짤막한 답변만 남겼다. 일각에선 코미가 청문회에서 폭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시간 트윗으로 반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청문회 하루 전인 7일 신임 FBI 국장으로 크리스토퍼 레이(50) 전 법무차관보를 전격 임명했다. 코미 청문회의 김을 빼기 위해 이날자로 임명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레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법무차관보를 지냈고 지금은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법무차관보일 때 당시 법무부 부장관이던 코미 밑에서 일하기도 했다.

청문회가 임박하면서 현지 언론은 관련 의혹 보도를 쏟아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에게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해 코미의 수사를 가로막을 수 있는지 물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정보요원들의 브리핑을 받은 뒤 코츠 국장과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외 다른 사람들을 나가게 한 뒤 그런 문의를 했다는 것이다. 이후 코츠 국장은 제안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수사에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WP는 전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한때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WP 등은 세션스 장관이 지난 3월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격분했고 이 분노가 몇 달간 지속됐다고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결국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을 원하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미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요구를 받은 다음 날 세션스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를 원치 않는다는 뜻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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