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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방시대] 다시 달리는 ‘월미바다열차’ 인천 관광 명물로 뜬다

입력 2019-07-11 23:05:01
월미바다열차가 11일 월미산을 배경으로 달리고 있다. 경인전철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도를 순회하는 이 열차는 한때 철거위기를 거쳐 새로운 관광 명물로 탄생하게 됐다. 인천교통공사 제공




“안전을 확인하고, 개통날짜에 연연하지 말고 시민들의 시승을 추진합시다.”

지난 5월 9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취임한 뒤 불시에 기술시운전 중인 ‘월미바다열차’ 현장을 방문해 남긴 말이다. 시운전 종합진도를 시찰하는 현장에는 인천교통공사 사장이 없었다. 불시에 이뤄진 현장방문이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월미바다열차의 뷰가 좋다”며 “안전이 가장 중요하지만 경관을 잘 살려 관광과 연계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 17일에는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김종인 위원장 등이 전문위원 및 오흥석 시 교통국장 등과 함께 영업시운전 현장을 방문해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월미바다열차는 기존 전동차보다 크기가 더 작아진 꼬마열차다. 1량당 35명이 탑승하던 기존 전동차와 달리 량당 23명이 정원인 전동차를 2량 1편성으로 운영한다. 새로운 시스템이 만들어지는데는 183억550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 6월 27일 준공계가 제출됐으며, 12일 점검이 끝났다. 기존의 외발자전거 방식 궤도는 넘어질 위험성이 있었으나 양쪽을 보조하는 안전륜이 보강돼 가운데 주행륜이 설치된 방식이어서 어린이의 세발자전거를 연상케한다.

18일 기자단의 시승행사에 이어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시승 체험이 계속된뒤 이달말쯤 개통날짜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게 된다. 인천시 교통국장을 중심으로 인천시 관광진흥과, 인천관광공사, 인천교통공사, 중구청 등이 월미바다열차를 통한 관광활성화를 위해 TF팀을 구성해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인천항만공사에도 관광활성화를 위해 부두에 적치된 철강재를 정리하도록 협조를 구하는 등 주변 경관을 최대한 보완하기로 했다.

2009년 인천도시축전의 성공을 위해 2008년 6월 30일 착공 당시 월미은하레일은 기자단의 전동차 시승까지 했으나2010년 8월 17일 차량 안내륜 축 절손사고가 발생해 시험운전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3년 12월 ‘레일바이크형 궤도차량’ 도입을 결정한 뒤에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17년 12월 자체 재정사업으로 변경해 ‘3축의 모노레일’로 확정해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교각과 교량받침 및 정거장 4곳만 남기고 700억원가량을 매몰비용을 처리하고, 120억원 상당의 전동차와 궤도도 폐기처분했다. 인천교통공사는 한신공영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벌여 70억원가량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월미바다열차는 바다구간의 전망이 좋아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문화거리역과 박물관역에 나무데크를 이용한 전망대를 만들어 30명가량이 옥상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월미바다열차가 개통되면 월미도 지역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차이나타운과 연결된 인천역 광장에는 중국인들의 관광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중에는 평생 바다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 바다구간을 끼고 있는 월미바다열차가 최상의 관광지가 될 전망이다.

현재 다소 정체된 월미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앞으로 인천시, 중구, 인천관광공사 등이 손잡고 미래지향적인 마케팅전략 수립을 통해 ’월미바다열차’가 인천의 관광 명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인천교통공사의 설명이다.

특히 인천항과 접한 월미공원역 옥상은 1979년에 건립된 산업유산인 사일로에 그려진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벽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최고의 포토존 역할을 하게 됐다. 산업화 시대의 유산인 곡물저장시설에 전문가 22명이 100일동안 86만5400ℓ의 페인트를 사용해 아파트 22층 높이의 거대한 슈퍼그래픽을 탄생시키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중구청 준공검사가 나오는대로 인천시와 협의를 거쳐 개통날짜를 확정하게 된다. 관할 인천 중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월미바다열차의 안전성을 최종 확인하고 있다.

월미바다열차는 경인전철 시발역인 인천역(월미바다역)을 출발해 월미공원역~월미문화의거리역~박물관역을 거쳐 월미도를 순환하는 6.1㎞구간을 34분가량 운행한다. 교각 높이는 인천역 주변의 경우 18m이고, 문화의거리 주변은 7m 규모다. 배차간격은 10분이다. 운행열차에는 안전요원 1명이 상시 탑승한다. 각 역사에는 직원 4명과 사회복지요원 3명이 배치돼 비상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공사는 궤도열차 10량 중 2량은 예비 편성으로 관리하고, 8량 4편성으로 영업운전을 하게 된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에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시승에 나설 예정”이라며 “시범운행 중 제반 불편사항 등을 세심하게 파악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 1000억짜리 애물단지를 ‘월미바다열차’로 만든 주역

“서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문화거리역과 박물관역 옥상에 전망대 포토존을 만들어 바다도시의 풍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중호(사진)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지난 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80억원 규모의 새로운 시스템을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한 월미은하레일을 ‘월미바다열차’로 업그레이드한 장본인이다.

이 사장은 “한때 철거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850억원의 시설비와 철거비 300억원이 들어간 시설을 없애면 재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서 180억원을 들여 1000억원 짜리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득해 일을 추진해왔다.

월미바다열차는 10분 간격으로 오전 10시부터 2량 1편성 기준으로 4편성이 운행되고, 한 편성은 예비차량으로 관리될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바다구간을 보기위해 문화공원역이나 박물관역에서 내려 공연을 보거나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1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바다열차를 타면된다.

이 사장은 “1000억원짜리 시설을 살리기위해 심폐소생술을 한 셈”이라며 “지난달 6월 1일부터 4일간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전문가 4명이 확인한 결과 안전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이 사장은 “고장이냐, 사고 우려가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한때 철거소동이 벌어진 것은 당시 문제가 구조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발 자전거 방식의 기존 시스템이 어린이가 타는 세발 저전거처럼 양쪽을 보조하는 안전륜과 중심 부분에 주행륜이 역할을 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해결됐다.

이 사장은 “이달말이면 영업을 위한 개통날짜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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