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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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오르골처럼

입력 2019-08-06 08:05:01


벼룩시장에서 오르골을 구입한 일이 있습니다. 어디선가 해맑은 소리가 들려 따라갔더니 한 사람이 고만고만한 오르골을 팔고 있었습니다. 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오르골에서도 샘물이 솟듯 맑은소리가 퍼져 나왔습니다. 얼마든지 태엽을 감아 연주를 들어볼 수도 있었습니다. 부르는 값도 비싸지 않아 선뜻 하나를 샀습니다. 시계태엽을 감듯 오르골의 태엽을 감으면 작은 쇠 원통이 돌아가며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오르골을 눈여겨보면 피아노 건반을 닮은 얇은 판 앞을 원통형의 쇠막대가 돌아가는데, 원통 곳곳에 불규칙하게 박혀 있는 뾰족한 부분이 쇠막대를 튕기면서 소리를 냅니다. 원통형에 박혀 있는 뾰족한 부분은 아무런 규칙이 없이 들쭉날쭉 박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바로 그 부분이 곡을 연주하는 악기가 되는 셈입니다.

오르골의 튀어나온 부분과 빈 곳이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곡을 연주하듯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겠다 싶습니다. 밝음과 어둠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지요. 그러기에 밝음만 바랄 것도 아니고, 어둠을 탓할 것만도 아닙니다. 빛과 어둠을 받아들여 하나의 음악이 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삶의 성실인 것이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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