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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황제’ 이승환… 그가 걸어온 30년엔 특별한 게 있다

입력 2019-10-07 12:10:01
가수 이승환은 1989년 10월 15일 ‘텅 빈 마음’이 수록된 1집 음반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라이브의 황제’ ‘공연의 신’ 같은 수식어가 붙곤 한다. 드림팩토리 제공


최근 공개한 싱글 ‘생존과 낭만 사이’ 재킷. 드림팩토리 제공




“가수 이승환의 업적을 따지자면 한두 개가 아니죠. 가장 돋보이는 걸 꼽자면 음악에 대한 집념, 특히 자신의 음악을 라이브 무대에서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노력한 부분일 거예요.”

남태정 MBC 라디오 PD는 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 PD는 “이승환은 데뷔 이후 한 번도 쉬지 않았고, 게으르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대단한 뮤지션”이라고 치켜세웠다. “한국 대중음악의 제작 시스템을 파격적으로 개선한 인물”이라고도 했다.

남 PD와 이런 대화를 나눈 건 이승환이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아서다. 특히 MBC FM4U에서는 오는 15일 이승환의 30년 음악 인생을 돌아보는 특집 생방송 ‘이승환 30th, 무적의 히어로’를 준비 중이다(이날은 이승환이 데뷔 음반을 발표한 지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은 강철 PD와 박소영 PD가 연출을 맡고, 3시간(오후 3~6시) 동안 방송된다. MBC 라디오가 특정 뮤지션의 음악 인생을 기리는 특집 방송을 내보내는 건 지난해 9월 ‘조용필, 그 위대한 여정’에 이어 두 번째다.

이승환은 생방송이 전파를 타는 이날 정규 12집 ‘폴 투 플라이 후(FALL TO FLY 後)’를 발표한다. 2014년 발표한 11집 ‘폴 투 플라이 전(前)’을 잇는 작품이다. 그동안 이승환은 음반 준비 과정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하면서 “단언컨대 최고의 앨범”이라고 자신했었다. 그는 최상의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최정상급 뮤지션들과 녹음을 진행했다.

사운드에 대한 집착은 이승환의 전작들을 들어봤다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승환은 데뷔 당시부터 기존 기획사에 기대지 않고 직접 회사를 차려 음반을 만들었고,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으며 수준급의 작품을 쏟아냈다. 콘서트 역시 마찬가지다. 이승환 콘서트의 연출 음향 퍼포먼스는 기성 가수들의 그것과는 수준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연 시장에서 ‘최초’ ‘최고’ ‘최장’ 같은 수식어가 붙는 진기록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6월 열었던 ‘라스트 빠데이-괴물’ 콘서트에서 그는 93곡에 달하는 노래를 9시간30분간 열창하며 국내 최장 공연 시간 기록을 세웠다. 이승환은 오는 11월 30일~12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무적전설’을 연다. 소속사 드림팩토리는 “연출 작업은 끝났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작업만 남았다”며 “국내 기술로 표현할 수 있는 극한의 놀라운 광경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환은 공연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한 뮤지션이고 히트곡도 한두 곡이 아니지만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거나 연말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12집 출시를 앞두고 지난 1일 미리 공개한 수록곡 ‘생존과 낭만 사이’의 반응도 신통치 않다. 하지만 차트나 수상 성적만으로 이승환이 가요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할 순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그의 수상 이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있다면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거머쥔 ‘올해의 음악인’ 트로피일 것이다. 당시 심사평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 정도 연차가 되면 어느 정도 쉽고 편안한 길을 택할 법도 한데, 그는 여전히 뜨겁고 치열한 현역의 길을 고수하고 있다. …더 나은 사운드를 향한 집념으로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물은 요즘처럼 반짝 흥행을 노리는 디지털 싱글 시대에 더욱 빛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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