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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자 의학상식] 하지정맥류 치료, 회복 빠른 접착제 방식 선호

입력 2019-11-10 20:55:01


혈관외과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진료과목이다. 도대체 어떤 병들을 다루는 곳일까. 말 그대로 동맥, 정맥, 임파선 등 전신의 혈관계통에 발생한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다. 질환별로는 하지정맥류, 당뇨 발(당뇨병성 족부궤양증), 수술 후 임파부종 등이 있다.

인간은 직립보행을 하는 관계로 다리 혈관에 병이 생기기 쉽다. 그 중 대표적인 다리 혈관질환이 하지정맥류다. 다리 정맥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피부 쪽으로 도드라지게 튀어나오면서 변형돼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병이다.

하지정맥류는 중·장년층의 약 20~30%에서 나타나고, 환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증가율이 17.2%에 이를 정도다.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배 이상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하지정맥의 판막은 다리로 내려온 혈액이 다시 중력을 이기고 올라가도록 돕는 일을 한다. 이 판막이 정맥류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피돌기를 따라 심장으로 다시 올라가야 할 정맥혈이 그 자리에서 정체돼 역류하며 소용돌이를 치게 된다. 그 결과 정맥혈의 순환장애와 울혈이 발생하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힘줄처럼 정맥혈관이 튀어나와 보기에도 흉해진다. 수면 도중 다리에 쥐가 나는 통증과 함께 다리 피부의 상처가 잘 안 낫는 증상도 나타난다.

가족력과 고령화 외 원인으로는 여성, 비만, 주로 서서 일하는 직업 종사자, 임신 등이 꼽힌다. 하지정맥류가 특히 여성에게 많이 생기는 이유는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이 정맥 벽에 영향을 주어 탄력을 떨어뜨리고, 판막 기능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임신 및 폐경기의 호르몬 변화도 하지정맥 확장 및 판막 고장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확한 원인은 문진과 다리 상태에 대한 육안 확인에 이어 정맥 초음파 및 CT 검사까지 해봐야 알 수 있다.

치료법은 원인별로 다르다. 골반 내 문제만 아니라면 간단한 시술 및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고열로 보기 흉한 정맥혈관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 또는 고주파 시술이 많이 쓰인다. 말하자면 레이저나 고주파 열로 문제의 정맥혈관을 태워서 없애버리는 방식이다. 단, 이 치료법은 열 자극에 따른 피부 통증과 시술 후 태운 부위 피부가 정상화되면서 군살 같이 딱딱하게 굳는 밴드가 형성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새로 등장한 것이 열에너지를 이용하지 않고, 접착제로 문제의 정맥을 폐쇄시키는 방법이다. 이 치료법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서 호응이 좋다.

하지정맥류가 안 생기게 하려면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수술 후 재발 예방을 위해선 다리에 꽉 끼는 옷 입기를 삼가고, 한동안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가 있다면 치료를 미루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보길 권고한다.

고진 메디플렉스세종병원 혈관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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