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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종교사기 가중처벌하자

입력 2020-03-06 12:05:01


신문 방송 인터넷에 신천지와 교주 이만희를 고발하는 기사가 넘쳐난다. 피해자들과 탈퇴자들의 목소리가 전국으로 전파되고 이단사역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목받는다. 국민일보가 신천지의 반사회적 행태를 고발해온 지 20년 가까이 됐는데 처음 보는 현상이다. 감격스러우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천지가 다시 활보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휴거 소동을 일으켰던 다미선교회, 조희성의 영생교, 정명석의 JMS, 유병언 구원파도 한때 미디어를 도배하다시피 했지만, 금세 잊혔다.

국민일보는 창간 때부터 사이비종교집단의 행태를 감시하고 고발해왔다. 시한부종말론을 추종하는 신천지도 그중 하나였는데 2000년대 후반부터 피해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추수꾼을 정통교회에 잠입시켜 고소·고발 등으로 분란을 일으켜 교회를 분열시키고 파괴했다. 거짓말 모략 포교를 정당화해 정통교회 신자들을 미혹했다. 시한부종말론은 조건부종말론으로 변형됐고 신도들은 14만4000명에 들겠다며 학업과 생업, 가정까지 버린 채 포교에 광분했다. 신천지에 아들과 딸, 아내를 빼앗긴 피해자들이 속출했다.

국민일보는 2013년 10월부터 한국교회와 함께 신천지 예방 캠페인도 전개했다. 신천지를 제대로 알아야 대응할 수 있기에 신천지 예방법을 담은 소책자 4만8000권을 제작해 배부했다. 전국 교회와 성도들에게는 교회 밖 성경공부의 위험성을 알리고 신천지 교리를 식별할 수 있는 그림을 포스터로 제작해 교회마다 부착도록 했다. 신천지 교리의 모순점과 사기성, 피해자 사례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CBS 외에 주요 언론은 침묵했다. 공중파 방송의 시사고발프로그램이 신천지 고발에 나섰지만, 일회성이었고 일부 중앙일간지는 아예 신천지 홍보 기사를 지면에 실어줬다. 신천지는 이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고 복사본을 거리에서 배포하며 이미지를 세탁하고 포교에 활용했다. 더 대담해진 신천지는 주요 교회와 교계 기관 앞에서 집단으로 시위까지 벌였다.

이 같은 행태로 볼 때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고개를 숙인 신천지가 언제 다시 고개를 쳐들지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듯이 신천지는 사이비종교집단이자 종교사기집단이다. 시한부종말론을 추종하며 교주를 신격화하고 신도들은 육체영생 한다고 미혹한다. 피해는 금전과 재산에 그치지 않는다. 가정이 무너지고 인간관계가 파괴되며 삶과 영혼이 착취당한다.

현행법으로도 사이비교주의 사기 행각을 수사해 처벌할 수는 있다. 법원이 다미선교회나 영생교, 신옥주집단에 사기죄를 적용한 판례도 있다. 하지만 형법상 사기죄로는 한계가 있다.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본인이나 제3자가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것을 사기죄로 규정한다. 하지만 종교사기의 피해는 재산이나 재물에 한정되지 않는다. 가정 파괴와 직장·학업 포기 등 무형의 피해가 훨씬 더 크다. 신천지는 작은 집단이 아니다. 교주의 말 한마디에 생사를 거는 조직원 24만명을 둔 거대조직이다. 종교사기는 폐쇄적 특성을 갖는 조직범죄임을 감안해 더 엄밀한 입법이 필요하다.

국민일보와 교계에서 주장해온 것처럼 사이비종교특별법, 사이비종교처벌특별법, 사이비종교규제특별법 같은 별도의 법률을 만들어 종교사기죄를 일반 사기죄보다 가중 처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종교사기 항목을 추가하는 방법도 있다. 이들 법률은 이미 뇌물 알선수재 체포·감금 뺑소니 고액사기 등을 가중 처벌하고 있다. 사이비나 종교사기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반론은 근거가 약하다. 법원은 판례를 통해 ‘교주의 신격화’나 ‘시한부종말론’ 같은, 스스로도 믿지 않는 허황된 교리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송세영 종교부장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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