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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에 맞선 하나님의 의병] (35) 평생 소수자였던 정신분석학자가 내린 ‘건강한 성’의 정의

입력 2020-06-22 08:10:01
동성애를 정신의학적 문제로 본 에릭 에릭슨.




정신의학적으로는 어떤 성이 건강한 성일까. 여기에 해답을 주는 대표적인 학자가 에릭 에릭슨(1902~1994)이다. 에릭슨은 미국의 발달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다. 그는 인간의 발달이론으로 유명한데 ‘정체감 위기’(Identity Crisis)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덴마크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에릭슨은 어린 시절부터 평생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 자아정체감 발달은 에릭 에릭슨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그의 출생에는 비밀이 있었다. 친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를 버리고 떠났다. 어머니는 3년 뒤 유대인 의사와 재혼했다. 부모는 이를 에릭슨에게 비밀로 했다.

에릭슨은 유대교 가정에서 자란, 푸른 눈을 가진 금발 소년이었다. 유대인 학교에선 그를 덴마크 혼혈이라며 괴롭혔고 독일 학교에서는 나쁜 유대인이라며 박해했다.

인종차별 속에 성장한 에릭슨은 우수한 성적으로 독일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대학진학을 포기했다. 고교 졸업 후 교사가 돼 오스트리아 빈의 사립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를 알게 됐다. 이를 계기로 에릭슨은 정신분석학을 알게 돼 정신분석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빈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정신분석학을 배웠다. 나치가 독일에서 권력을 잡기 시작하자, 유대인 박해를 피해 아내와 함께 덴마크로 피한 후 최종 목적지인 미국으로 이주한다. 유대인에 대한 나치의 탄압이라는 극단적 차별까지 경험한 사람이었다.

에릭슨은 미국 보스턴에 정착해 아동정신분석학자가 됐다. 노력 끝에 정신의학에 큰 획을 긋는 대가로 자리 잡게 된다. 에릭슨은 건강한 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건강한 성은 서로 사랑하고 믿으며 일, 자녀 생산 및 즐거움의 주기를 조절하는 데 상호협력하는 것이다. 이성 상대와 친밀감을 갖고 자아 상실의 공포 없이 성기 결합을 통해 상호 절정감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자식을 낳고 협력해 키워 만족스러운 성장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에릭슨은 동성애 경험을 해도 괜찮다는 주장에 반대했다. 청소년기를 11~18세로 규정하고 이때 성적 정체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혼란이 온다고 정의했다.

에릭슨은 인종차별과 나치의 유대인 박해로 평생 소수자로서 아픔을 겪었다. 그런데도 동성애를 소수자 문제로 보지 않고 건강하지 못한 성적 문제로 봤다.

에릭슨에겐 자신의 정체성 문제가 인생의 가장 큰 화두였다. 일생을 다해 인간의 자아정체성을 연구했다. 에릭슨의 진단대로 청소년기에 성적 정체성 형성이 잘 안 된 학생들은 당연히 정신의학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런 문제를 상담해주고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정신의학적으로 마땅한 것이며 인권적이다.

그런데 요즘 동성애 인권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은 ‘탈동성애가 가능하다’는 말조차 인권침해라고 공격한다. 인간은 누구나 정당하게 의료적인 상담을 받고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인권이라는 핑계로 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까지 박탈해선 안 된다.

염안섭 수동연세요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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