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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명의 명 클리닉] 새벽 두통·구토 뇌종양 경고음… 환자 인지못하는 경우 많아

입력 2020-07-13 01:40:01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왼쪽) 교수가 뇌수막종을 치료하기 위해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앞둔 한 환자를 격려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제공


두개골 안쪽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뇌종양이라고 한다. 뇌의 구조는 호두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딱딱한 껍질 격의 두개골 안에 호두알에 해당하는 뇌가 있고, 그 뇌를 뇌수막이 감싸고 있는 모양새다. 뇌종양은 양성이라도 위치에 따라 악성과 다름없는 경우도 있어 굳이 악성을 ‘뇌암’으로 따로 구별하지 않고 있다. 뇌종양은 또한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원발성은 종양이 두개골 안에서 처음 발생한 경우, 전이성은 다른 부위에서 발원한 종양이 혈류를 타고 이사를 온 경우다.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세혁 교수는 “다만, 다른 부위의 암세포가 뇌 쪽으로 흘러드는 경우는 있어도 뇌에서 발원한 종양(원발성)이 혈류를 타고 뇌를 떠나 다른 부위로 옮겨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도움말로 뇌종양은 왜 생기는지, 예방 및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김 교수의 전문 진료 분야는 뇌종양의 진단과 치료 및 감마나이프 수술이다. 연세의대 출신으로 지난 2003년부터 아주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에서 암센터장과 감마나이프센터장, 뇌종양센터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달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뇌종양학회 제30차 정기 학술대회 및 총회에서 제30대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대한뇌종양학회는 대한신경외과학회의 분과학회로 1991년 7월 창립됐으며, 국내 신경계종양 질환에 대한 기초 및 임상연구를 통한 학문적 발전과 회원들 간의 학문적 교류를 돕는 학술단체다.

- 뇌종양 환자 발생 빈도는?

“매년 국내에서만 2500~4500명의 뇌종양 환자가 새로 발견되고 있다. 이는 전체적으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고 덩달아 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도 연장되면서 전이암 등의 악성 뇌종양 발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CT, MRI 등 영상의학 기기의 발달과 건강검진의 보편화로 무증상 초기 단계에서 뇌수막종(수막종), 뇌하수체종양 등 뇌종양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도 꽤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여겨진다.”

- 수막종이란 어떤 질환인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 우리가 보통 뇌막이라고 부르는 곳에 생기는 혹이다. 수막을 구성하는 거미막세포의 돌연변이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물에 생기는 종양이라 딱딱한 바깥 두개골 쪽보다는, 안쪽으로 뇌 조직을 밀며 서서히 압박하는 형식으로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수막종을 3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1등급은 수막종의 약 90%에 해당하는 양성 뇌종양이고, 2등급은 경계성(7%), 3등급은 악성(약 2%) 단계다. 혹이 자라는 속도는 평균적으로 1년에 약 2~4㎜ 정도로 굉장히 더딘 편이다. 물론 3등급 악성은 이와 반대로 성장속도가 배 이상 빠르다. 연령별로는 주로 50~60대 중·장년기에 잘 생기고, 약 1.7:1의 비율로 남성보다 여성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수막종 발생 시 위험신호는?

“혹 때문에 뇌압이 높아지게 되면 두통과 구역·구토, 의식이 혼미해지는 증상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주로 새벽녘에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수막종은 대부분 자라는 속도가 느린데다 부드러운 뇌 조직이 어느 정도의 압력 상승을 받아주기 때문에 상당히 커지기 전에는 환자 본인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환자가 이상을 느끼는 경우는 혹이 생긴 위치가 중요 신경 부근일 때다. 예를 들어 종양의 크기가 작더라도 시신경을 누르면 이유 없이 시력이 떨어지거나 보이는 범위가 좁아질 수 있고, 안면신경을 눌러 얼굴에 통증을 일으키는 등 감각이상이 오는 경우가 있다.

또 ‘전두부’(앞쪽 뇌 부분)에 종양이 생겼을 때는 성격이 서서히 변하며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엉뚱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소뇌가 위치한 ‘후두개와’에 생기면 보행 시 균형을 못 잡아 휘청거리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두개골 X-선 검사에서 국소적으로 두개골이 두꺼워져 있는 점 등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뇌CT나 MRI 검사가 주로 사용된다.

종양의 위치, 크기, 성상을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영상진단 방법은 MRI다. 그렇지만 석회침착 등 종양이 얼마나 딱딱한가를 확인하는 데는 CT가 더 정확하다.

뇌종양 진단에 MRI와 CT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외에 대부분의 뇌수막종은 혈관이 풍부하게 발달되기 때문에, 수술 전에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해 혈관의 위치나 분포가 어떠한지 확인하기도 한다.”

- 치료는 어떻게?

“수술로 수막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 위치, 증상, 환자의 전반적 상태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또 대부분 천천히 성장하고, 간혹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어 당분간 두고 보는 게 나을 때도 있다.

실제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는 경우 혹은 종양 대부분이 석회화되어 매우 딱딱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령이거나 심각한 기저질환으로 인해 수술적 치료에 부담이 되는 경우에도 경과 관찰을 선택해 볼 수 있다.”

- 수술법도 최소상처 위주로 발전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머리를 여는 개두술도 예전처럼 두개골을 전부 열지 않는다. 또 종양의 위치에 따라 눈썹 부위에 절개창을 내어 수술 기구를 넣거나 코를 통한 내시경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기도 한다.

아주대병원은 요즘 뇌하수체종양의 경우 거의 대부분 비강(콧속) 경유 내시경 수술로 제거하고 있다. 같은 부위에 생긴 수막종도 마찬가지다.

눈썹 절개를 통한 뇌종양 절제술은 아주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최소상처 내시경 뇌종양 수술법이다. 2~3㎝ 이하 크기는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로 해결하려는 것도 개두술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 크다.”

-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란 뭔가?

“마치 돋보기로 햇빛을 모으듯이 여러 각도에서 조사되는 감마선을 종양 쪽으로 집중시켜, 주변의 정상 뇌 조직에는 가능한 한 방사선이 가지 않게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칼로 절개를 하는 수술이 아니라 방사선을 수술용 칼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이라고 한다. 환자는 마치 MRI 검사를 받듯이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된다. 무혈치료법이어서 고령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2㎝ 이하인 수막종은 감마나이프 수술로 치료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 후 종양이 성장을 멈추는 치료 성공률이 약 90~95%에 이를 정도다. 수술 후 종양 주변의 뇌가 붓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은 약 5%에 불과하다.”

- 치료 후 5년 생존률은?

“국가암정보센터 뇌종양 통계를 보면 전체 뇌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평균 65% 이상, 양성 뇌수막종 환자들은 평균 95%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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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쿠키뉴스 대기자 elgi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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