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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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테스형!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입력 2020-10-16 12:05:01


가황의 무대는 달랐다. 나훈아(74)가 지난달 30일 KBS 2TV에서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에서 올 8월에 발표한 신곡 ‘테스형!’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등을 불러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를 모았다. 나훈아는 무대에서 2400여 년 전의 대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으로 부르며 추석 연휴 안방극장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생방송에서 나훈아는 자신의 히트곡 29곡을 2시간30분간 지친 기색 없이 쉬지 않고 열창했다. 시청률 29%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푸념 섞인 질문을 던지는 가사가 남녀노소 세대를 망라해 마음을 움직였다.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먼저 가 본 저 세상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무엇보다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느끼는 본질적 질문 두 가지를 던지며 코로나19 여파로 시름에 빠진 국민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나훈아가 테스형에게 던진 삶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에 속 시원히 대답할 이가 얼마나 될까. 사실 어떠한 철학자도 대답은 쉽게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화두를 던졌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 답을 알 수 없다. 나를 창조한 사람이 나 자신이 아니므로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창조했다. 그러므로 모든 존재는 그분을 만나기 전에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고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이 세상은 나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두 번째 질문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도 우문우답이다. 모든 인간은 죽음 후 세상에 관한 궁금증 혹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죽은 후에 천국은 있는지 알고 싶지만, 인간의 지혜와 방법으로 이 본질적 질문에 답할 수 없다.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에게 제자들이 찾아와 스승의 억울함에 대해 울분을 토하자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만약 내세가 있다면 먼저 세상을 떠난 현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만약 내세가 없이 죽음으로 끝난다면 영원한 안식이 있으니 그 또한 좋지 않은가.”

오늘날 나훈아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천국에 대한 확신이나 소망 없이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사후 세계에 대해 궁금증과 공포심을 갖고 있지만, 근원적인 답을 찾아 나서기를 주저한다. 인간의 지혜와 방법으로 이 본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0~21)

‘테스형!’이 도발적이고 버거운 질문이라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는 깜찍하고 발랄한 해답인 셈이다. 대중가요에서는 특정 종교를 지칭하기 때문에 ‘교회’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하지만 나훈아는 이 노래를 통해 교회 다니며 기도하는 여인과 사랑에 빠진 고백을 자랑스럽게 하고 있다.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 너무 좋아 죽습니다/ 내가 사랑에 빠졌어요 자랑하고 싶다구요/ 난생처음으로 향수도 뿌리고/ 핑크색 셔츠로 멋도 부리구요/ 교회도 가려구요/ 왜냐면 그녀가 기도하는 모습을 봤거든요 (중략).”

‘테스형!’이 우리를 흔들었다면 ‘내게 애인이 생겼어요’는 위로와 기쁨, 희망을 준다. 종교개혁의 달 10월, 추수의 계절이 무르익고 있다. 나훈아처럼 많은 사람이 여기저기서 “교회 가려고요” “교회 가려고요” “교회 가려고요” 하다가 진짜 기독교인이 되는 전도의 메아리가 방방곡곡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윤중식 종교기획부장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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