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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유아독존, 조코비치

입력 2021-02-22 04:05:01
노박 조코비치가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테니스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를 상대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양 손을 치켜들며 기뻐하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메이저대회 18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


네트 앞으로 돌진한 그의 머리 위로 공이 날아왔다. 제대로 공을 바라보기도 힘든 각도였다. 힘껏 팔을 뒤틀며 뻗은 라켓에 공이 맞는가 싶더니 이내 상대 코트 왼쪽 모서리에 꽂혔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의 호주오픈 9번째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테니스 남자단식 최강자 조코비치가 또 한번 역사를 썼다. 조코비치는 2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4위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에 세트점수 3대 0 완승을 거뒀다.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컵을 차지한 그는 이미 보유 중이던 이 대회 최다우승 기록을 9승으로 늘렸다.

도전자인 메드베데프는 분전했으나 조코비치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무너졌다. 1세트 초반엔 밀리다가 중반엔 조코비치를 따라붙기도 했지만 2세트 중반에 접어들며 패색이 점점 짙어졌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메드베데프는 라켓을 바닥에 내던지며 감정적으로 흔들렸다. 반면 시종일관 평정심을 유지한 조코비치는 승부처마다 점수를 따냈다.

2019년부터 이미 호주오픈을 2년 연속 우승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2011~2013년 달성했던 대회 3연패를 재현해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18개로 늘리면서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이 함께 가지고 있는 메이저대회 20회 우승 기록을 바짝 추격했다.

조코비치는 경기 뒤 시상식에서 “지난 몇 주간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았다”면서 우승까지 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상대로 선전한 메드베데프의 기량을 칭찬하는 한편 코로나19 와중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주최 측에 감사를 나타냈다.

조코비치가 왕좌를 지킨 남자단식과 달리 여자단식에서는 ‘대관식’이 이뤄졌다. 일본 국적 오사카 나오미(23)는 20일 결승에서 제니퍼 브레이디(미국·25)를 77분만에 2대 0으로 이겨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2018년 US오픈부터 열린 9차례 메이저대회에서 4번 우승하는 진기록을 썼다. 3위였던 세계 순위는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오사카는 여자 단식에서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확실하게 알렸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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