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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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입력 2021-09-08 03:10:02


지금까지 살아오며 가장 즐거웠던, 소풍과 같은 시간을 대라면 망설이지 않고 말하고 싶은 시간이 있습니다. 폐교를 앞둔 단강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열흘간 미국 여행을 다녀온 일입니다.

계속되는 이농 현상을 따라 마을에 있는 유일한 학교의 학생 수도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졸업생은 있는데 입학생이 없었으니까요. 어느새 전교생이 스무 명 남짓, 더는 학교를 지키기 어려워졌습니다.

학교 운영위원장으로서 학교 문을 닫기 전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습니다. 단강 아이들에게 넓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둥지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주고 싶은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전교생과 교사 모두 27명이 다녀온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버릴 수 없는 꿈을 눈물로 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돈이 넉넉했던 것도 아니었고 당연하다는 듯 손을 벌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일을 통해 깊이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돈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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