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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대선주자들, 잇단 총격 '백인 우월주의 테러리즘' 규정

입력 2019-08-04 17:38:15
부티지지 "국가안보상 비상사태…미국인들 죽어나가고 있다"
총격 현장 찾은 오로크 "트럼프는 백인 우월주의자"
인즐리 "트럼프의 인종차별적·분열적 언사도 하나의 요인" 

 
텍사스주 엘패소 쇼핑몰 총격사건 현장 [AP=연합뉴스]


주말인 3~4일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잇단 총기 난사로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부상해 미국이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미 민주당 대선주자 일부는 텍사스 총격을 백인우월주의에 의한 테러리즘으로 규정하고 총기 규제를 강도높게 요구했다.

3일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의 한 월마트에서 총격범인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의 총기 난사로 쇼핑객을 비롯해 모두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엘패소가 고향인 민주당 대선주자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주말 네바다·캘리포니아주에서 예정돼 있던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엘패소 총격 현장으로 향했다.'

오로크 전 의원은 "지금 엘패소가 엄청난 부상과 고통 속에 있다는 걸 알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조차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오로크는 미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진행자 제이크 태퍼에게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오로크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출신 이민자를 강간범으로 몰아세우고 망명 신청자들을 우글거리는 기생충이라고 모욕한 기록에 비춰보면 그렇다는 말"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과장한 공포에 의해 자극받는 백인들이 있다"면서 의회에서 근래 미국 내 증오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발언한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증언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오로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유혈 사태 당시 백인 우월주의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매우 멋진 사람들이 행진했다"라고 표현한 대목을 문제삼으면서 "대통령이 당시 이 나라에 백인 우월주의가 용납될 수 있다는 일종의 공적인 신호를 보내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엘패소 총기 난사를 국가 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주는 백인우월주의 폭력으로 규정했다.

부티지지 시장은 "미국은 현재 치명적이고 폭력적인 백인 우월주의 테러리즘에 의해 공격받고 있다"면서 "지금은 국가 안보상 비상사태이다. 그것(백인 우월주의)은 전 세계에서 사람들을 죽이는 것처럼 미국인들을 죽이고 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국가가 인종적으로 동기화한 폭력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총기 규제 법률에 대한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면서 강도 높은 총기 규제론을 내걸었다.'

부티지지 시장은 화살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돌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미국인들을 대량 살상하도록 부추기는 거대 악(惡) 가운데 하나"라고 비난했다.

엘패소 경찰국 그레그 앨런 국장은 "당국이 체포된 총격범의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증오 범죄와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특히 사건 발생 전 커뮤니티사이트 '에잇챈'(8chan)에 게시된 인종 차별주의적 내용의 성명서를 올린 사람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인지 조사 중이다.

용의자 크루시어스가 게시한 것으로 보도된 성명서에는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성명서는 또 유럽인들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도 언급했다. 이 음모론은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로 50명 이상을 사망케 한 호주 국적의 백인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범행 전 에잇챈에 올린 성명에서도 언급했던 것이다.

또 다른 민주 대선주자인 제이 인즐리 워싱턴 주지사는 인종적 폭력 행위를 테러리즘으로 규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인종차별적이고 분열적인 언사를 잇달아 내놓는 행태는 이런 문제에 연루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즐리 주지사는 "백인 우월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 우리가 내려야 할 첫 번째 행정 명령의 하나는 바로 백악관에서부터 백인 우월주의를 제거하는 것"이라면서 "분열과 노골적인 인종주의, 이런 것들을 대통령이 오히려 더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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