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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신앙도 평정심 잃으면 진다" 검도 8단 목사 김영복 연검제 관장

입력 2019-11-20 09:00:49
미주국민일보-국민문화재단 공동기획
<목회자 탐방> 검도 8단 김영복 목사

 
연검제 도장에서 전미검도대회 가을 토너먼트가 열려 수상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연검제 검도 도장에서는 기합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허공을 가르는 죽도의 바람소리가 묵직하다. 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미국과 한국 국기가 걸려 있고, 커다란 십자가가 눈에 들어온다. 연검제 관장은 검도 8단의 김영복 목사다.

지난 16일에는 연검제 도장에서 제5회 전미검도협회(ASKF) 가을 토너먼트가 진행됐다. 매년 실시하는 승단 및 승급 정기 심사도 함께 치러지는 자리였다.

이날 이수복 관원이 3단, 이승렬 관원이 2단으로 승단하는 등 여러 명이 승급과 승단의 기쁨을 누렸다.

또 13세 미만 경기에서 송기쁨 관원이 우승을 차지하고 2위는 김동훈,  그리고 최소윤, 라이언 양 관원이 각각 3위에 올랐다. 18세 미만 경기는 우승 이지성, 2위 저스틴 한, 3위는 송사랑 민수빈 관원이 차지했다.

1~2단부 우승은 송민영, 2위 고상윤, 3위에는 아승렬, 조진 관원이 올랐으며 3~4단부는 우승 김청겸, 2위 양민석, 3위 쥬니어 마이클 송 관원이 영예를 거머줬다. 이어서 벌어진 단체전에서는 김창겸  사범이 이끄는 C팀이 우승을 차지했
다.

검(劍)은 칼자루를 쥔 마음에 달려 생사를 가른다. 당연히 모든 책임과 영욕도 검을 휘두른 자의 몫이다.
검도에서 8단은 소위 ‘입신의 경지’라 불린다. 김영복 관장이 지도한 중고교 검도부는 한국에서 30년 가까이 세기도 힘들 만큼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LA 한인타운에서 십수년간 ‘연검제’ 도장을 이끈 김 관장은 전미검도협회(ASKF)를 창설한 주인공이다.

미주 지역에서도 검도계 판세는 일본계가 장악하고 있다. 일본계 검도인들은 주일에 경기를 연다. 경기에서도 일본어 사용과 일장기 게양을 수년전부터 갑자기 의무화하고 있다.

김 관장은 망설임없이 일본계가 이끄는 검도 단체를 탈퇴했다.  그의 결단과 의지를 지지하는 후배들이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등에서 속속 모여 ASKF에 합류했다. 이후 매년 도시를 이어가며 전국 대회를 열고 있으며 남미 지역에도 지부가 설립됐다.

“검도에서는 평정심을 지키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마음이 중심을  잃으면 집중할 수 없고 결국 패합니다. 인생이나 신앙이라고 다를 바 없어요. 마음이 흔들리면 약점이 기승을 부리고 결국 내가 무너집니다. 마귀에게 지는 것이죠. 나를 누르고 주님을 따라가야 신앙을 지킬 수 있는 거죠.”

검을 쥐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 바로 검도 수련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검도를 수련하다 보면 심정이 안정되고 자제력이 커진다. 대련 상대에 대한 예우와 스승에 대한 예절 및 순종은 기본이다. ‘성령의 열매’에 해당하는 항목들이 도장 위에서 발을 구르고 땀을 흘리며 저절로 체득되는 것이다.

“요즘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도장에 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요. 부부도 검을 겨누고 대련하다 보면 오히려 관계가 아주 좋아집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게 되는 거지요. 또 배우자가 멋있게 한판 때리고 나면 맞아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자녀의 몸과 정신을 단련하기에도 그만이다. 학교에서 사고를 쳐서 수시로 학부모가 불려가야 했던 청소년도 검도의 매력에 빠지고 난 뒤 ‘검도 범생’으로 변한다.

연검제에서는 여성 검사(劍士)도 관원의 3분의1을 차지한다.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층까지 다양한 연령의 관원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문의 (213)458-2663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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