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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윤리와 도덕 실천, 봉사와 구제가 해답

입력 2020-02-13 18:33:43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떠는 와중에도 서울의 한 교회에서 지난 2일 교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채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
 

교회가 복음의 꽃을 피워야 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야 할 대상은 세상이다. 교회의 높은 울타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땅에 이루는데 장벽일 뿐이다. 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 7일 발표한 '2020년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해답이 나와 있다. 종교와 관계없이 일반 국민 1,0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25.9%는 한국 교회가 신뢰받기 위해 개선해야 할 문제로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꼽았다.

교회가 돈을 쓰는 모습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교회가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쓰느냐에 따라 신뢰 회복의 상당 부분이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교회 지도자들의 삶'이 22.8%로 뒤를 이었다. 한마디로 목사들의 실제 사는 모습 때문에 교회를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이다. 일부 목회자의 탈선과 비리가 언론에 확대 보도돼고, 묵묵히 목회 현장에서 소명의 길을 걷는 목사들의 삶은 잘 알려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교회 밖 세상에서는 목회자의 삶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타 종교에 대한 태도' 때문에 교회를 신뢰할 수 없다는 대답도 19.9%를 기록했다. 성경의 진리는 불변이다. 하지만 인간적 교리 만을 앞세워 배타적인 언행을 일삼는다면 등 돌린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교회가 어떤 행보를 보여야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서는 '윤리와 도덕실천 운동'이 49.8%로 절반을 차지하면서 단연 1위에 올랐다.

목사와 성도가 세상 속에서 보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생활을 꾸려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교회에 다닌다’면서 막상 이익 앞에서는 비기독교인과 아무 차이가 없는 ‘무늬만 기독교인’을 목격하면서 사람들은 교회를 불신한다. 

이어서 교회의 신뢰 회복 방안으로는 '봉사 및 구제활동'이 27.9%로 두 번째를 차지했으며 '환경·인권 등 사회운동'도 8.4%로 순위를 이어갔다.

목회자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들은  '윤리 및 도덕성' 개선을 51.5%로 가장 높게 꼽았다. 절반 이상이 목사의 윤리 도덕성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또 일반 교인이 신뢰를 받기 위해 개선해야 할 일로는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6%), '정직하지 못함'(23.7%), '배타성'(22.7%) 등을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국민 3명 중 2명은 한국 교회나 목사를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3.9%는 '별로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고 '매우 또는 약간 신뢰한다'는 응답은 31.8%에 그쳤다.

목사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묻는 질의에도 ‘불신한다’는 대답이 68.0%에 이르면서 ‘신뢰한다’는 답변 30.0%를 크게 웃돌았다.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이 믿음이 가는지를 묻는 질의에도 65.3%가 ‘불신한다’고 답했고 ‘신뢰한다’는 사람은 32.9%에 불과했다.

종교별 신뢰도는 가톨릭(30.0%), 불교(26.2%), 기독교(18.9%)의 순서를 보였다. 2017년 같은 조사 때와 비교해 개신교는 신뢰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으나 불교는 4.9%포인트 늘었고 가톨릭은 2.9%포인트가 하락했다.

목사의 정치적 참여 정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7.7%가 '공적이든 사적이든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52.3%는 '사석에서는 괜찮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9∼11일 3일간 제주를 제외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종교를 보면 '종교 없음'이 54.0%, 개신교 19.3%, 불교 17.8%, 가톨릭교 8.3%, 기타 종교 0.6%였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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