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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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온라인 설교 ⵈ 소통 방법은? '무엇을, 어떻게' 아닌 '누가, 왜'가 중요

입력 2020-09-29 05:44:06
온라인 설교의 중요성이 코로나 사태로 한층 부각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지난 20일 온라인 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온라인 예배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안이 됐다. 코로나19 사태는 이전에 보기 힘든 디지털 환경을 교회에 강요하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는 온라인 예배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가지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에서 열리고 있는 ‘예배 컨퍼런스 2020’에서 양성구 교수(조지폭스대학교)는 20일 ‘온라인 설교의 신학과 사례 연구’를 주제로 강연을 이끌었다.
 
양 교수는 현재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소통의 방법에 대해 “강의 방식, 대화 방식, 인터뷰 방식, 줌 챗(Zoom chat) 방식, 록 콘서트 방식, 영화(Movie) 방식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며 영상을 통해 사례들을 소개했다. 
 
온라인 설교가 어떤 방식으로 성도와 소통하고 있는지를 설명한 것이다.
 
양 교수는 “설교의 근본적 질문은 무엇을 어떻게 전할 것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 자신은 누구이고 왜 이 말씀을 전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또 “설교자는 전문 주석과 참고 자료를 통해 준비한 말씀의 지식과 정보를 청중에게 전달하는, 말씀과 분리된 객체가 아니다“며 “설교자 자신, 보다 큰 의미에서 설교자의 삶 전체가 말씀을 해석하는 주석이 돼야 하고 번역이 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럴 때 비로소 전인적 혹은 통전적 설교가 가능하다”면서 “가변, 혁신, 편재, 공유, 연결, 문화예술의 특성을 통합하는 소통이 설교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남중 교수(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 설교학)는 “우리의 과제는 어떻게 소통을 회복하고 관계를 회복하며, 자기의 숨을 제대로 호흡하고 동시에 남의 숨도 제대로 쉴 수 있도록 돕는 예배 공동체가 될 것인가”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양 교수가 강의 대로 가변성과 혁신성, 편재성, 연결성, 공유성, 문화예술성은 말씀이 갖고 있는 특징이고 설교자의 특징이며 장소와 공간의 특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이것을 삼위일체 구조라고 생각해 보았는데 이 세가지 특징은 상호 의존하고 소통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팬데믹 이전, 팬데믹을 겪고 있는 상황, 그리고 팬데믹 이후에도 위에서 언급한 ‘디지털화 된 말씀과 설교자와 환경’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른바 ‘디지털 세대, 디지털 세상과 제대로 된 소통을 예배 공동체가 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점이 현재 펜데믹 상황에서 특히 직면하고 있는 도전이자 극복해야할 소통 회복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 후 참가자들은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인 ‘예배: 숨과 쉼’과 연결해 두 시간이 넘도록 열띤 토론을 벌이며 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소그룹을 나눠 말씀을 시와 춤, 노래와 그림, 영상과 이야기, 요리 및 예술 등으로 표현하는 순서를 가졌다. 이를 통해 말씀을 자신의 삶으로 번역하고 표현하는 개인적 경험을 체험했다.
 
예배 컨퍼런스는 지난 27일에는 ‘온라인 교회 음악’을 주제로 헬렌 차-표 강사와 김승남 강사가 강연했다. 오는 10월 11일까지 매주 다른 주제로 컨퍼런스가 이어진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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