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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후 신앙 약해져 예배도 덜 참석 기독 청년들 "교회도 전염에 책임"

입력 2021-02-17 11:03:54
기독교인 청년들은 코로나19 이후 신앙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기독교청년단체들이 교회 개혁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가진 모습.
<사진=연합>


 
“코로나19 확산에 교회의 책임이 크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신앙이 많이 약해졌다. 온라인 예배에 실망감이 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교회에 가지 않는다. 성경 말씀 지키며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기독교인 청년들이 털어놓는 고백이다. 오늘의 교회가 우리 사회 속에서 어떤 위치에 처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주소이기도 하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합동으로 ‘기독교 청년의 사회 및 신앙 의식’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들 기관은 지난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개신교인 남녀(만19-39세) 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해 지난달 27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독 청년의 70.6%가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기독교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기독교가) 정부의 정책을 잘 따르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51.6%에 그쳤다.
 
'코로나19 연쇄 집단 감염 및 대면 예배 강행 등 한국교회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66.1%가 '한국교회 대응이 미흡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적절하게 잘 대응했다'는 응답은 20% 밖에 안됐다.
 
교회 출석과 관련해서는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독교인 청년 가운데 무려65%가 ‘유치원 이전부터 교회에 다녔다’고 밝혔지만, ‘고등학교 졸업후 교회 출석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교회의 미래 모습이 얼마나 암울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로, 차세대 신앙 전수에 비상등이 켜져 있음을 보여준다.
 
또 기독 청년들은 3분의 1이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 내 주위에는 별로 없다'는 응답이 61.7%나 차지했다. 
 
또 기독교인 청년 34.3%가 ‘코로나 사태 이후 신앙심이 약해진 것 같다’고 응답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47%가 '무기력'을 느끼고 있었다.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 있다’는 응답도 27.1%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교회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는 '예배 참석 횟수가 줄었다'는 응답이 56.3%로 절반을 넘었다. '다른 교인과의 교제가 줄었다'는 답면도 59.8%, '헌금 액수가 줄었다'는 대답은 41.7%를 차지했다.
 
온라인 예배에 대해서도 우려되는 답변이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예배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이들은 68%였다. 
 
이 가운데 '집중하면서 참여했다'는 청년은 48.1%에 불과했으며,  30.7%는 '가족과 이야기하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21.2%는 '다른 일을 하며 예배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2.05점으로 저조하게  나타났다. 온라인 예배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1.3%에 그쳤지만 ‘현장 예배에 만족한다’는 청년은 67.6%나 됐다.
 
하지만 온라인 예배와 달리 ‘기독교 관련 온라인 콘텐츠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78.9%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청년은 73%나 됐는데, '예배·설교를 접했다'는 답변이 55.4%, '찬양을 들었다'는 대답이 38.6%를 각각 차지했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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