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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 달라졌다" 인종범죄 적극 대응 1세와 2세 현실 이슈에 한 목소리

입력 2021-03-30 10:28:38
애틀랜타 총격 희생자 추모 및 아시아계 인종 혐오 규탄 촛불 시위가 조지아주 덜루스에서 지난 25일 열렸다. <사진=연합>

 
아시안을 향한 인종범죄가 급증하면서 한인교회가 이에 적극 대체하는 등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미국 내 한인 교회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지난 16일 애틀랜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계기로 한인 교계에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애틀랜타 학살이 한인 교회의 정치적 각성을 촉발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교회가 신도들에게 정치적 관여와 함께 아시아계를 향한 인종차별주의에 맞서 일어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인교회에서 통상 정치 활동은 금지 대상이고 목회자도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굳게 믿지만, 민권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흑인 교회처럼 이번에는 한인 교회 지도자들이 변화를 요구하는 초기 운동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종교 지도자들, 아시아 증오범죄 반대 조직을 만든 한인 교회 목사, 한인 교회의 연합단체가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설교에 담으라는 지시를 보내거나 별도의 성명을 발표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목회자의 행동주의가 만든 불씨는 이민 1세대가 2세대, 3세대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함께 어우러지게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1세대들이 인종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고 선거에서 투표를 더 하게 돼 현실 이슈에 대해 통일된 목소리를 갖게 할 것이라는 예상했다.
 
한인 1세대는 지금까지 인종 문제나 정치 운동의 일원이 되는 것을 피했는데, 부분적으로는 문화적, 언어적 장벽과 함께 종교가 정치나 시위 같은 세속적 활동의 일부가 돼선 안 된다는 뿌리 깊은 믿음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열심히 일하고 고개를 숙이고 불평하지 말라'는 이민 1세대의 생각이 한인을 정치 무대의 밖에 있도록 한 문화적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는 정치학자들이 '모범적 소수민족 신화'라고 부르는 현상이지만, 1세대 이후 세대는 이 좁은 정체성 개념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애틀랜타 중앙교회의 한병철 목사는 “목회자들이 이런 신화를 확산하며 신도들에게 이런 고정 관념을 따르도록 한 사람 중 일원인 것 같다”면서 “책임감 있는 시민의 역할과 연대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최근 한인 3명이 숨진 골드스파 앞 기도회에서 "우리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며 "책임감 있는 시민은 자신만의 생존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번영 속에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을 마음에 품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유정원 기자 n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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