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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부당” 美 여자축구 대표팀에 USSF, 6년 만에 백기

입력 2022-05-20 04:10:01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이 6년 투쟁 끝에 남자 대표팀과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됐다.

미국축구협회(USSF)와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협회(USNSTPA) 및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협회(USWNTPA)는 18일(현지시간) 남녀 선수에게 동일한 경기 수당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 노사단체협약을 했다고 미국 CNN방송,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협약에 따르면 USSF는 경기 수당 외에 세계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등 대표팀 경기에 따른 상금과 중계권, 스폰서 수익 일부를 남녀 대표팀 선수에게 50대 50으로 분할해 지급한다. 보육이나 육아휴가, 정신건강 치료, 항공편 및 숙박, 경기장 및 훈련장도 남녀 선수가 동등한 수준으로 제공받는다.

발단은 2016년 앨릭스 모건, 메건 러피노, 호프 솔로 등 미국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남자 선수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게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여자 대표팀은 월드컵 4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5회 등 자타공인 세계 최강을 자랑하지만 남자 대표팀보다 임금은 적게 받았다. 남자 대표팀은 1930년 4강이 최고 성적이지만 당시 출전국은 13개국에 불과했다. 브라질 잉글랜드 호주 노르웨이 등 남녀 선수에게 동일임금을 지급하는 국가가 늘고 미국 정치권도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으면서 USSF는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모건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이뤄냈다”며 “경기 및 훈련 환경을 개선해 축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디 팔로 콘 USSF 회장은 “역사적 순간”이라며 “미국의 판도를 영원히 바꿔놓았고 전 세계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자평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위터에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당신들(여자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며 “옳은 일을 하는 데 동의한 미국 축구에도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산업에서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자”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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