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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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경험하지 못한 눈높이 신앙교육에 깜놀”

입력 2022-08-22 03:05:01
미국 오럴로버츠대 학생인 알리사 로블레도(왼쪽)씨와 조이 브라운씨가 지난 18일 인천 주안장로교회 세미나룸에서 세 달간의 인턴십 경험을 말하고 있다. 주안장로교회 제공


“한국의 교회 시스템이 미국보다 체계적인 것 같아요. 연령대에 맞는 눈높이 신앙교육이 인상 깊어요. 기회가 되면 또 방문하고 싶어요.”

3개월간 한국교회를 경험한 미국 신학생의 소감이다. 지난 18일 인천 주안장로교회(주승중 목사) 어린이 도서관에서는 ‘헬로, 픽처 북스’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두 명의 미국인 신학생이 인형과 교구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그림책이 넘어갈 때마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책장을 따라갔다. ‘헬로, 픽처 북스’는 6~9세 아동을 대상으로 영어 그림책을 읽고 관련 게임과 독후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주안장로교회는 지난해 11월 미국 초교파 계열 학교인 오럴로버츠대(ORU)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ORU는 수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한국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첫 인턴은 조이 브라운(25), 알리사 로블레도(22)씨였다.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만난 이들의 얼굴은 밝아 보였다. 지난 5월 말 입국한 브라운씨는 예배학과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기쁘다”며 “덩달아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로블레도씨는 지난 6월부터 주안장로교회 교회학교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교회학교 사역이 몰려 있는 여름에는 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은 지난 6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6~7세 아동을 대상으로 ‘블레싱 드림 영어캠프’에 외국인 사역자로 힘을 보탰다. 나이에 맞게 직접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진행했다. 캠프 초반 아이들은 낯선 외국인을 어색해했지만 기우였다. 교회 관계자는 “아이들이 외국인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지난달에는 1~5세 아동을 위해 찬양과 설교 모두 영어로 예배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는 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7주간 진행한 ‘꿈샘학교 영어놀이반’에서 영어 찬양과 놀이를 통해 아이들을 만났다.

전도학과 무용을 전공한 로블레도씨는 “미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체계적인 신앙교육에 놀랐다”며 “연령대별 적합한 신앙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바른 믿음을 키울 수 있는 환경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사역 대상이 어린 친구들이었다”며 “아이들이 영어를 낯설어해 서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청소년을 위한 사역에도 열정을 보였다. 6~7월에는 중고등부를 대상으로 영어 찬양과 설교를 담당했다. 매주 토요일에는 중등반과 고등반으로 나눠 영어 큐티(말씀묵상) 모임도 진행했다. 영어로 성경을 배우고 나누는 시간은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선입견을 떨치고 자신감을 갖는 시간이었다.

신학도인 이들은 목회자가 되기보다는 전공을 살려 사역 범위를 확장해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브라운씨는 “한국에서 경험한 3개월이 큰 도움이 됐다”며 “나중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인턴은 인턴십 내내 주안장로교회 성도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한국문화도 배웠다. 교회 교육국 조은성 목사는 “두 학생은 사역에 필요한 능력과 영성을 갖췄다”며 “성실하게 참여해 아이들과 목회자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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