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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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부자와 나사로

입력 2022-10-18 03:10:01


오늘 성경 본문에서 예수님은 부자와 나사로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먼저 부자의 모습을 보십시오. 그는 매일 호화롭게 즐길 수 있는 넉넉한 재산을 소유했습니다. 더욱이 당시 최고급 자색 옷과 고운 베옷을 입었습니다. 즉, 그의 삶은 오늘날 이 세상 사람들이 꿈꾸는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에 반해, 나사로의 모습은 처참합니다. 그는 거지였고, 상처가 가득했으며, 부자의 상에서 떨어진 부스러기로 삶을 연명했습니다. 부자에게는 많은 친구가 있었지만, 이 거지 근처에는 자신의 헌데를 핥는 개들뿐이었습니다.

이렇게 상반된 삶을 살던 그들에게 죽음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에 역전이 일어납니다. 나사로는 죽어 아브라함의 품에 안겼고, 부자는 음부의 고통 가운데 들어가게 됐습니다. 부자는 간절히 구합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사로를 보내어 그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 내 혀를 서늘하게 하소서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괴로워하나이다.”(24절)

여러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말씀을 볼 때, 이 부자는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이 부자의 형제들 가운데 모세와 선지자들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을 바르게 알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많은 이들이 세상에 치우쳐,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안다면, 그 말씀의 능력은 우리 삶에 드러나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부자는 곁에 있던 나사로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나사로라는 이름까지는 알았지만, 그의 아픔은 외면했습니다. 어쩌면, 자신의 상에서 떨어지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놔두는 것만도 은혜라 여겼을지 모릅니다. 더욱이 그에게 이웃은 사랑의 대상이 아닌 이용의 대상으로 보입니다. 음부에서까지 나사로를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했겠지만, 하나님을 사랑하지 못했고, 그분의 뜻을 따라, 이웃도 사랑하지도 못했습니다. 그것이 문제였습니다.

즉, 오늘 본문 속 부자는 부자이기 때문에, 음부에 간 것이 아닙니다. 그가 자신이 가진 것들을 주인 삼고, 선지자들의 말에 귀를 닫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분을 섬기지 않았고, 옆에 있던 하나님의 사람들도 사랑하지 못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권면합니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딤전 6:17~19)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면 그분의 뜻이 우리 삶에 드러나야 합니다. 생각에 머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부자와 같이 그 아픔을 외면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바리새인들과 같이 율법이 요구하는 뜻을 따라 떡만 주면 된다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여러분, 예수님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있는 그곳으로 찾아가 그들의 친구가 되시고, 그 아픔을 고쳐 주셨습니다. 그들의 삶을 회복시켜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곁에 있는 나사로들은 누구입니까. 이제 그들에게 나아가 하나님이 주신 사랑으로, 그들을 섬기십시오. 그때 주의 사랑이 바로 여러분을 통해, 아름답게 열매 맺게 될 것입니다.

이상규 목사(행복한교회)

◇행복한교회는 기독교한국루터회에 소속된 교회로, 오직 예수님을 따라,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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