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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세’ 전환 과도기, 하이브리드차가 내달린다

입력 2022-11-17 04:10:01
국민DB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다. 산업계를 강타한 부품난으로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쪼그라들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늘었다.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대세’로 전환하는 과도기에서 화석연료와 전기를 동시에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제외)는 올해 3분기까지 한국에서 20만3340대 팔렸다. 1년 전(17만4395대)보다 1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차는 8.5%(65만109대→59만5095대) 줄었다. 경유차는 무려 27.0%(33만7781대→24만6674대)나 감소했다. 올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차량 판매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만대 가까이 증가했다. 전기차의 판매량 증가율(73.6%)에 미치지 못하지만, 판매 대수는 전기차(11만9841대)의 배에 가깝다.

하이브리드차의 경쟁력은 연비다. 도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ℓ당 22.4㎞에 달한다. 현대자동차 아반떼(21.1㎞)와 쏘나타(20.1㎞), 기아의 니로(20.8㎞)와 K5(20.1㎞) 하이브리드차도 ℓ당 20㎞를 넘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에서는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질주가 더 가속화한다”고 말했다.

충전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전기차 전환이 부담스런 소비자에게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이다. 기아 쏘렌토는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비중이 48%에 이른다. 올해만 따지면 약 72%까지 치솟는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안에 국내 하이브리드차 중 가장 빠른 기간(33개월) 10만대 돌파 기록을 세운다.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주력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당 판매 수익성도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가 월등히 높다고 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지난달 한국시장에 첫 하이브리드차 ‘XM3-E TECH’를 출시하며 경쟁에 참여했다.

한국만 이런 건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 전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판 회사는 하이브리드차의 절대 강자인 도요타다. 약 513만대를 팔아 2위 폭스바겐그룹(약 400만대)을 압도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018년 19만6690대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 36만6665대에 이르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차 1만2622대를 팔아 월간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차 강세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내다본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자동차 판매자 회의에서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한 회의론이 조금씩 커지는 것처럼 전기차도 전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에 좀 더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다올투자증권은 하이브리드차의 전 세계 점유율이 올해 4.9%에서 2026년 10.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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