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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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속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입력 2023-01-03 03:10:01


옛날에 어떤 왕이 있었습니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지요. 현자는 왕에게 행복한 사람의 고쟁이를 입으라고 간했습니다. 왕은 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찾아가 그의 고쟁이를 팔라고 했지요. 강가에 앉아 피리를 불던 그 사람이 왕에게 고했습니다. “임금님, 제게는 고쟁이가 없습니다.” 사람은 천하를 다 가지고도 불행할 수 있고 속옷 하나 없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빈 들에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외쳤습니다. 옛것을 버려야 새날을 맞을 수 있고, 새사람이 되어야 새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회개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을 때 요한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속옷을 두 벌 가진 사람은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먹을 것을 가진 사람도 그렇게 하여라.”(눅 3:11, 새번역) 무슨 말입니까. 행복은 탐욕을 채우는 데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1000채 넘는 빌라를 가진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행복은 고쟁이 하나를 나누는 따뜻한 마음, 그 가난한 마음에 있습니다.

서재경 목사(수원 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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