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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예수·요셉·하디처럼 MZ세대에게 꿈을 허하라

입력 2023-01-03 03:05:01




예수 그리스도가 공생애를 시작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을 때 나이는 33세였다. 요셉이 바로의 꿈을 해석하며 애굽 총리로 발탁됐을 때, 캐나다 출신의 하디 선교사가 1903년 원산 부흥운동을 이끌었을 때 나이도 30대였다.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척박한 한국 땅에서 복음을 심고 열매를 맺기 시작한 때도 30대였다.

2023년 대한민국의 30대는 어떨까. ‘다음세대’ ‘MZ세대’로 불리는 그들은 비전을 품고 도전하기도 전에 결혼과 출산 등 많은 걸 포기하는 ‘N포 세대’로 지칭되기도 한다. 청년 사역자들은 이들이 신앙 안에서 예수님처럼, 또는 요셉처럼 꿈꿀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나서야 할 때라고 ‘MZ세대 역할론’을 강조한다.

학원복음화협의회 김성희 캠퍼스청년연구소장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교회 세계사를 봐도 20, 30세대 리더의 활약이 돋보였다”면서 “동기부여만 확실하면 교회를 위해 헌신할 열정과 에너지가 있고 이들의 헌신은 교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호종 더크로스처치 목사도 “아펜젤러, 언더우드 선교사 모두 20대에 헌신해 30, 40대에 열매를 맺는 사역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현재 60대 중반이 주축이 된 한국교회 현실에 묵직한 울림을 준다. 유럽과 북미 등 노령화된 서구교회의 뒤를 잇느냐, 아니면 다음세대로 바통을 터치해 새출발하느냐 문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청년집회인 ‘홀리위크’를 이어오고 있는 최상일 은정교회 목사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킨 후 새로운 세대로 하여금 가나안 땅에 입성하신 것처럼 한국교회의 소망도 다음세대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키워낼 사명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세대의 대명사인 MZ세대를 무대 위로 끌어내는 키워드로는 ‘주인의식’ ‘수평문화’ ‘공동체’ 등이 꼽힌다. 김 소장은 “교회가 MZ세대를 위해 흉내만 내지 말고 사역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의사결정권을 부여함으로써 주인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뜨거운 워십과 기도’ ‘끈끈한 공동체’ ‘시대를 해석하는 메시지’ ‘청년들이 참여하는 당회’ 등을 제시했다. 그는 “MZ를 종교적인 틀에 가두는 성경 메시지보다 시대 흐름을 잘 해석하고 그들이 어떻게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메시지가 강단에서 선포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전문 사역자 양성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예배의 본질에 대한 고민도 빠지지 않았다. 최 목사는 “다음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예배도 필요하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다”라며 “예배의 본질은 나를 만족시키는 게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서윤경 김아영 유경진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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