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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신자 10명 중 1명은 이단 신도 무종교인과 가나안 성도는 크게 늘어

입력 2023-03-08 09:27:3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신교 신자 가운데 10명 중 1명 정도가 이단 신도인 것으로 처음 파악됐다. 또 최근 5년 사이 개신교인은 급감하는 반면 무종교인과 가나안 성도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팬데믹 3년을 거치면서 온·오프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처치’와 미디어를 활용한 신앙생활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추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앤컴리서치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6년 만에 실시한 이번 조사는 개신교인(2000명)과 비개신교인(1000명), 목회자(담임목사·802명)와 일반국민(9182명) 등 총 1만2984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월에 걸쳐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1.02%포인트다.

개신교인 중 ‘이단 신자’ 비율은 최소 6%에서 최대 12%에 달했다. ‘귀하가 출석하는 교회는 정통적인 교회에서 주장하는 소위 이단에 속한 교회입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6.3%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5.8%였다. 과학적 방법을 동원한 개신교 내 이단 신자 비율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응답자는 신천지나 하나님의교회, 여호와의증인 등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 소속 신도인 것으로 보인다. 숫자로는 최대 66만명으로 추산된다.

 
 


신앙은 있으나 교회에 다니지 않는 ‘가나안 성도’는 29.3%로 2017년(23.3%)보다 6%포인트나 늘었다. 같은 기간 무종교인 역시 10%포인트 늘면서 63.4%로 치솟았다. 반면 개신교인은 15.0%로 5.3%포인트나 추락했다.

이 같은 통계는 지난 3년간 이어진 팬데믹과 상관성을 지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 때 대면예배 출석 자체가 줄면서 자연스레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는 상황에 놓였다”면서 “교회와 목사에 대한 신뢰도,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교회에 대한 실망으로 출석하지 않거나 종교를 버리는 이들이 많이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팬데믹은 신앙생활 전반을 바꿔놨다. 인터넷과 유튜브 등 미디어가 주된 신앙성장의 도구로 떠올랐다. 

‘신앙 성장에 도움을 받은 항목’을 조사한 결과 미디어는 19.1%로 2012년(1.4%), 2017년(7.1%)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팬데믹 기간 동안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로 비대면 예배를 많이 드리게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신앙 성장에 도움을 주는 주체가 ‘개교회’ 중심에서 교회 외적인 요인으로 확산·분산되는 추세도 보인다”고 말했다.

주일예배 형태는 온·오프 하이브리드 방식이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하이브리드 예배 비율은 65.5%였다. 현장예배만 드리는 비율은 26.2%에 그쳤다. 

목회자들의 윤리 의식 변화도 뚜렷했다. 흡연 동성애 외도를 제외한 모든 윤리의식 조사 항목에서 목회자들의 수용도가 높아지며 개방화되는 추세였다. 특히 이혼은 52%, 안락사는 63%로 목회자들의 절반 이상이 이를 수용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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