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환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중앙루터교회 총회장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설명했다. 루터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펴낸 저서 ‘루터의 생애와 신학’을 소개하는 자리에서였다.
저서는 김 총회장과 루터회 소속 교수와 목사 등 14명이 저술했다. 세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 종교개혁이 루터로부터 촉발됐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쓴 책이다. 김 총회장은 “종교개혁을 알기 위해서는 개혁자를 알아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칼뱅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루터에 대해서는 거의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루터는 1483년 태어나 1507년 사제로 임명됐다. 그는 중세 로마가톨릭의 면죄부 판매에 반발해 1517년 10월 31일 “면죄부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헛된 것이다” 등의 내용이 담긴 95개 논제를 독일 비텐베르크 성(城)교회에 게시해 종교개혁의 신호탄을 쏘았다.
일각에선 루터에겐 ‘선교가 없다’고 비판한다. 김 총회장은 “루터의 시대가 선교보다 교회 개혁이 더 중요했던 시기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루터는 오히려 선교의 신학적 토대를 분명히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김 총회장은 “루터에게 선교는 인간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이었다”며 “하나님 선교가 먼저 선행됐고 그 열매로 복음의 백성이 있었으며 그들의 모임으로 교회가 탄생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선교를 할 때 현지에 있는 곳과 다른 교단이나 교회를 세워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루터는 성서신학자, 조직신학자, 목사 등의 이름으로 불리지만 그 이전에 뛰어난 설교가였다. 루터는 독일 쾰른의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에서 하루 4회에서 주 4회에 이르는 많은 설교를 했다. 당시 지역의 신부들이 설교를 거의 하지 않았던 것과 구별된다.
김 총회장은 “루터는 시사적이거나 상황적인 설교 대신 성서적·강해적 설교를 했다”며 “루터에게 설교의 목표는 청중이 설교 본문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터의 신학을 말할 때 ‘오직 말씀으로만’을 상기하는 이유다.
그는 “하나님께서 직접 선포하는 사건인 설교를 소홀히 다루는 교회는 하나님을 온전하게 예배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루터가 고뇌하고 싸우고자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