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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직격탄 맞은 류현진… 또 피말리는 생존경쟁

입력 2017-08-01 18:55:01
뉴시스


LA 다저스가 1일(한국시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다르빗슈 유를 영입했지만 정작 류현진(사진)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전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눈부신 호투로 ‘괴물 본색’을 되찾았지만 더 힘겨운 선발진 경쟁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다르빗슈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려오며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알렉스 우드, 브랜든 맥카시, 마에다 겐타, 류현진 등 총 7명의 선발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커쇼와 맥카시가 부상자 명단(DL)에 올라와 있어 류현진은 임시 선발로 뛰고 있다. 이에 류현진은 마에다와 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다르빗슈가 오면서 경쟁률이 2대 1에서 3대 1이 됐다. 마이너리그 유망주 3명을 내보내는 출혈을 감수하고 데려온 다르빗슈의 선발진 합류는 확정적이다. 또 커쇼와 최근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우드, 힐은 이변이 없는 한 계속 선발진에 포함될 전망이다. 결국 류현진은 마에다, 맥카시와 생존 경쟁 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저스가 현재 좌완 선발 포화상태라는 점도 아쉽다. 7명의 선발 투수 중 커쇼, 우드, 힐, 류현진 등 4명이 좌완이다. 경쟁자인 오른손 투수 맥카시와 마에다에 비해 왼손 투수 류현진이 유리할 게 없다.

포스트시즌은 더 힘겨운 바늘구멍을 뚫어야 한다. 다저스는 압도적인 승률로 리그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다. 문제는 통상적으로 포스트시즌은 4선발 체제로 운용된다는 점이다. 커쇼와 다르빗슈, 우드를 제외하고 한 자리를 놓고 류현진과 맥카시, 힐, 마에다가 경쟁하게 된다. 현지 반응도 낙관적이지 않다. LA 타임스는 이날 “챔피언십시리즈나 월드시리즈에선 커쇼와 우드, 다르빗슈, 힐이 선발로 등판하게 될 것”이라며 “류현진을 비롯한 나머지 투수들은 중간 계투로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 류현진이 계투 경험이 거의 없어 연투가 어렵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 선발진에서 탈락하면 최악의 경우 포스트시즌 25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

결국 류현진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기 위해선 커쇼와 맥카시가 모두 돌아오는 이달 말까지 살얼음판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임팩트 있는 투구를 펼쳐야 한다. 다행인 점은 류현진의 후반기 페이스가 좋다는 점이다. 후반기 2경기에서 12이닝 동안 2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펼쳤다. 특히 전날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서는 상대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를 맞아 7이닝 무실점이라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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