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길(제주 성안교회) 목사가 지난 21일 제주도 제주 성안교회 지하카페에서 제주 선교·성안교회 설립 110주년을 앞두고 내놓은 답변이다. 성안교회(설립 당시 성내교회)는 제주도 최초 교회다. 평양장로회신학교 1회 졸업생인 이기풍(1865∼1942) 목사가 1908년 제주도 선교사로 파송돼 설립했다.
류 목사는 “제주도는 복음화율이 다른 지역보다 낮은 편이며 최근의 소폭 증가 추세도 현지인 복음화로 비롯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제주 지역의 개신교인 비율은 10%(5만8258명)로, 한국 전체 개신교인 비율(19.7%)의 절반 수준이다. 2005년 7.2%(3만8183명)에 비해 늘었지만 대다수는 외지인 유입 때문으로 보인다. 류 목사는 “실제로 새가족 등록자 현황을 분석해 보면 제주도 밖에서 온 외지인이 70∼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목사는 “제주도는 1개월 동안 무비자로 들어올 수 있는 지역이라 복음을 접하고 배우고 선교훈련을 받기 용이한 곳”이라며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의 선교를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안교회는 최근 동아시아 등 해외선교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2030년까지 중국교회에 2만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로 만들자는 ‘선교중국2030대회’가 열려 가정교회 신자 1200여명이 참석했다. 류 목사는 “중국 이외에도 아시아 각지에서 한국교회로부터 선교에 대해 배우기 원하는 사역자들이 제주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목사는 제주를 교회연합사역의 모범 지역으로 만들려는 꿈도 갖고 있다. 그는 “제주는 인구밀도가 낮고 섬 한 바퀴를 도는 데 차로 2∼3시간밖에 안 걸릴 정도로 접근성이 좋아 교회연합사역에 유리하다”며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초교파적으로 사역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2009년 9월 교회에 부임한 류 목사의 고민은 다음세대다. 부임 이래 20∼40대 젊은 교인이 급증했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은 부임 초기 60여명에서 최근 300여명으로 5배나 늘었다. 류 목사는 “청년들한테 예산만 많이 들어간다는 기존 인식을 바꿔 교회의 미래로 중시해야 한다”며 “청년층 이탈이 급증하는 만큼 교회가 경직된 자세를 벗고 인식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