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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만 전파된다면 어떤 핍박도 두렵지 않아”

입력 2018-02-12 00:05:01
피터 야섹 선교사가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한국순교자의소리 사무실에서 수단 감옥에 투옥됐을 당시 경험한 고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수단 감옥에 수감 중이던 피터 야섹 선교사(왼쪽)와 수단의 기독교인들. 순교자의소리 제공


순교자의소리(VOM)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인 피터 야섹 선교사는 2015년 12월 수단을 찾았다. 2013년 수단 다르푸르 시위에 참여했다가 심각한 화상을 입은 한 소년을 위해 모은 성금 500달러를 건네기 위해 수도 하르툼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공항에서 체포됐다. 야섹의 가방을 수색하던 보안요원들은 그의 기부 영수증을 발견하고, 출처를 확인한 뒤 그가 반군을 지원했다고 몰아갔다.

법원은 ‘간첩행위’라는 죄목에 그간 선교를 해 왔다는 혐의를 더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수단 법에 따르면 종신형은 최소 20년 이상 투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단 내에서 선교활동은 금지돼 있다. 수단은 오픈도어선교회가 최근 발표한 ‘2018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WL·World Watch List)’ 4위를 차지했다.

야섹 선교사는 VOM 소속으로 15년 이상 활동하며 전 세계 핍박받는 그리스도인을 섬겨왔다.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보코하람에 공격당한 기독교인을 돌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핍박의 직접적 대상이 된 것. 설상가상으로 야섹 선교사는 이슬람국가(IS) 추종자들과 함께 수감됐다. 그들은 야섹 선교사를 ‘더러운 돼지’라고 부르며 수시로 고문을 가했다. 인두세(무슬림 사이에 사는 기독교인이 내야 하는 세금) 명목으로 결혼반지까지 강탈했다.

하지만 고난은 그의 믿음을 꺾지 못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한국 순교자의 소리 사무실에서 만난 야섹 선교사는 “핍박에 맞서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할수록 무슬림들은 더 폭력적으로 나왔다”며 “하지만 거칠게 폭행당할 때 나는 온전히 기도를 드렸고, 표현하기 힘든 평화를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매일 핍박이 되풀이되는 옥살이 중에서도 수감자들에게 복음 전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야섹 선교사의 수감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에서 50만명 넘는 이들이 석방 청원운동에 참여했다. 체코 시민권자인 그를 위해 정부가 나섰고, 수단과 체코 정부 간의 협상이 진행되면서 야섹 선교사는 지난해 2월 수감 445일 만에 석방됐다. 이후 그는 더욱 열심히 선교에 매진하고 있다. 야섹 선교사는 “감옥에서의 삶을 처참한 지옥으로 기억하지 않는다”며 “감옥의 열쇠가 하나님의 손에 있으며 그분께서 열어 주실 것이라 믿었고 결국 이뤄졌다”고 말했다.

야섹 선교사는 12일 한국순교자의소리 사무실에서 감옥에서 체험한 하나님 은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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