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인터뷰  >  미션

美 프렌즈 봉사단 총괄관리자 다니엘 자스퍼 “한국 기독교계가 평화 분위기 조성을”

입력 2018-02-13 00:05:01
다니엘 자스퍼 미국 프렌즈 봉사단 총괄관리자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남북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점에 한국에 있다는 사실이 감격적이에요. 어렵게 찾아온 평화의 불씨를 잘 살려 내면 좋겠어요.”

평창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만난 ‘평화 전도사’ 다니엘 자스퍼(46)씨의 바람이다. 그는 미국 프렌즈 봉사단(AFSC) 총괄관리자다. 1917년 설립된 AFSC는 미국과 캐나다의 퀘이커 교도들이 창설한 평화운동 단체로, 1947년 영국 퀘이커봉사협회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자스퍼씨는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평화운동을 강의해 오다 3년 전부터 AFSC에서 평화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31일 강원도 철원에서 열린 세계평화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한국과 북한, 중국을 오가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자스퍼씨는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파견한 것은 북한도 더 이상 대치국면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인”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과 북한의 대화 채널도 열리고 남북 간 대화도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더 큰 화해를 끌어내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들도 병행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자스퍼씨는 “우선 한반도 군사훈련과 도발 중단, 이산가족 상봉, 미군 유해 송환, 인적교류 확대 등 한국과 미국, 북한이 모두 평화를 향한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미국 정부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스퍼씨는 “현 미국 행정부가 복음주의권 기독교와 가깝기 때문에 한국 기독교인들이 평화 분위기 조성을 요구하는 여론을 만들어낸다면 귀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 프렌즈 봉사단이 북한에서 운영하는 4곳의 협동농장에 대해 소개하면서 그는 “북한과는 ‘퍼주기’보다는 ‘대화’를 기반으로 한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돕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마음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신뢰가 구축되면 진정성 있는 교류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원수도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꺼내면서 포용성을 강조했다.

“평화를 이루고 정착하기 위해선 국가만큼이나 개인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원수를 사랑하라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과 몸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북한 사람들을 적으로 대하지 말고 사랑으로 품으십시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