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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체제 8개월, 오를 기미 없는 MBC 시청률

입력 2018-08-21 04:10:01
MBC는 지난달 16일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 앵커를 왕종명(왼쪽)·이재은 앵커로 교체했다.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하지만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여전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MBC 제공


지난 14일 시청률 조사회사인 TNMS가 내놓은 보도자료 첫머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MBC가 떨어진 시청률을 만회해 보려고 하지만 13일 방송에서는 하루 전체 30개 프로그램 중 전국 기준으로 시청률 5%를 넘긴 프로그램이 단 1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조사가 진행된 날짜에 전파를 탄 지상파 프로그램 중 5%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방송은 KBS 1TV가 9개였고 SBS와 KBS 2TV는 각각 7개, 6개였다. MBC는 시청률 6.9%를 기록한 일일극 ‘비밀과 거짓말’만 ‘5%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MBC의 시청률 부진이 이날 하루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드라마 보도 예능 부문이 모두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승호 체제’가 돛을 올린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를 못 내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드라마의 경우 MBC는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통할 만큼 인기작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평일 미니시리즈만 보더라도 올해 MBC 드라마 가운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한 편도 없었다. 지난 5∼7월 방영된 월화극 ‘검법남녀’가 최고 시청률 9.6%를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월화극 ‘사생결단 로맨스’, 수목극 ‘시간’도 시청률은 모두 3∼4%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도 부문의 성적도 좋지 않다.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는 시청률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은 2∼3% 정도로 지상파 메인 뉴스 중 꼴찌이고, 종합편성채널인 JTBC ‘뉴스룸’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MBC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앵커를 교체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지만 시청률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나 보도 부문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등이 선전하고 있고 지난 3월 정규 편성된 ‘전지적 참견 시점’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예능 콘텐츠의 자존심 승부가 벌어지는 주말 저녁 시간대 성적은 신통치 않다. 간판 예능이었던 ‘무한도전’이 종영하자 MBC는 지난 5월 같은 시간대인 토요일 저녁 6시25분에 ‘뜻밖의 Q’를 신규 편성했다. 하지만 이 방송의 시청률은 2∼3%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일요일 저녁 6시45분에 전파를 타고 있는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도 겨우 1∼2%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MBC가 시청률 정체 현상을 단기간에 극복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한 방송 관계자는 “장기간 파업과 사내 갈등으로 MBC의 브랜드 가치나 사회적 신뢰도는 붕괴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은 종편이나 케이블채널로 시선을 돌린 상황이고, 보수적인 중장년층은 현재 MBC의 정치적 색깔을 탐탁잖게 여긴다”면서 “MBC가 과거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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