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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9년 만에 나온 소설 밀리언셀러

입력 2018-11-27 18:50:01


페미니즘 물결 속에 조남주(40·사진)의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이 누적 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했다.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와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9년 만에 나온 소설 분야 밀리언셀러다. 민음사는 “2016년 10월 출간된 이 작품이 2년여 만에 판매부수 100만부를 넘기면서 밀리언셀러가 됐다”고 27일 밝혔다.

민음사 관계자는 “‘82년생 김지영’이 2010년대 침체된 한국문학에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대졸 ‘경단녀’의 전형을 묘사한 사회학적 보고서”(장정일)라고 평가받은 이 소설이 밀리언셀러가 된 것은 우리 사회와 문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성들의 사회적 좌절이 그만큼 크고, 문학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00만부 판매의 가장 큰 동력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지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책 구매자는 20·30대 중심의 여성(76.8%)이었다. 소설은 1982년에 태어난 평범한 한국 여성이 겪는 성차별을 담고 있다. 학교, 직장, 가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차별을 그려 여성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책은 ‘여성 혐오’와 ‘미투(#MeToo) 운동’ 등 한국사회의 젠더 이슈가 폭발했던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큰 관심을 받았다. 책 판매량은 지난 2월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한 직후와 지난해 5월 고(故)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을 선물한 직후 급격히 늘어났다.

민음사는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 에디션(표지)을 선보였다. 이 에디션에는 소설과 함께 문학평론가 신샛별 등의 평론 5편과 작가 인터뷰가 수록됐다. 신샛별은 “정치적 소재를 다루는 소설은 많지만 마침내 정치를 해내는 소설은 드물다”고 썼다. 이 소설이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이슈를 제기하는 데 큰 촉매제가 됐기 때문이다.

조남주는 여기 실린 인터뷰에서 “세상은 진보하고 다음 세대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렇게 만드는 게 우리 의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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