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역시 황제였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가 32강에 이어 8강에서도 대역전극을 펼치며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4강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28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100위)에 3대 2(6-3 2-6 2-6 7-6<10-8> 6-3) 승리를 거뒀다.
노쇠화를 경험으로 극복했다. 페더러는 시속 200㎞가 넘는 총알 서비스를 자랑하는 샌드그렌에 서브 에이스에서 5-27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포핸드 스트로크가 제대로 구사되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페더러는 효율적인 리시브와 완급조절로 잇단 고비를 넘겼고 끝내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1세트를 따낸 페더러는 2, 3세트를 연달아 내줬다. 4세트에서도 페더러는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세 번이나 매치포인트를 허용하며 힘겹게 경기를 끌고 갔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3-6까지 끌려가며 승리의 여신이 샌드그렌의 손을 들어줄 찰나. 페더러는 상대 실수와 서브 포인트, 발리샷을 묶어 6-6까지 따라 붙었다. 기세를 몰아 10-8로 4세트를 따냈다. 흐름을 탄 페더러는 5세트 샌드그렌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결국 6-3으로 3시간 31분의 접전을 마무리했다.
페더러는 앞서 존 밀먼(호주·47위)과의 3회전에서도 5세트 10점 타이브레이크 4-8까지 끌려가다 대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39세의 노장 페더러가 잇단 풀세트 접전에도 불구하고 강한 멘털과 경기 노하우로 체력의 열세를 넘은 것이다.
페더러는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35위)를 3대 0으로 가볍게 제압한 세계 2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30일 4강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