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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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세상에서 가장 짧은 주례사

입력 2022-02-07 03:05:04


자신의 결혼식에서 들었던 주례사를 지금도 기억하시나요. 아니면 다른 이를 위한 주례사 중에 아직까지 생각에 남는 것이 있으신가요. 김구 선생님이 지인의 아들 결혼식에서 이렇게 주례사를 하셨답니다. “너를 보니 네 아버지 생각난다. 잘 살아라.” 결혼 당사자들이나 축하객 모두 너무 좋아했을 짧은 주례사였습니다.

짧아서 모두 좋아만 했을까요. 아닐 것입니다. 당사자는 물론 적잖은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를 깊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오래된 주례사는 많은 것을 생각게 합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나를 보고 누구를 떠올릴까’ 하며 궁금해진 것입니다. 헨리 나우웬의 책 제목 중에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볼 때 예수님을 떠올린다면 이처럼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이 어디 있겠습니까.

“너를 보니 네 아버지 생각난다. 잘 살아라.” 세상에서 가장 짧은 주례사처럼 사도 바울도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11:1)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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