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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노인·장애인 삶의 질 향상에 올인… 받은 은혜 갚아야죠”

입력 2022-02-12 03:10:02
최기선(왼쪽) 해피케어스 회장과 아들 최연수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공장 앞에서 노인 요양과 장애인 복지의 손과 발 역할을 하는 목욕차량을 사회복지 현장에 전달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고양=강민석 선임기자


고령화 시대 노인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욕창 문제를 해결한 기독실업인이 있다. 최기선(72) 해피케어스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최 회장은 뇌출혈로 2번이나 쓰러진 장모가 20년째 욕창 한번 나지 않고 생활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 장애인들을 위한 목욕차량 사업에 뛰어들어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곳곳의 요양원 등에 목욕차량을 보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요양원에 가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주는데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며 “겨울철에도 얼지 않는 난방특허와 차량고장시 즉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나면서 지금도 목욕차량 주문이 10여 대나 밀려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앙의 눈을 뜬 뒤 사업체가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자리잡게 되면서 2017년부터 순복음덕이동교회(황은혜 담임목사)에서 집사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왜 장애인들을 위한 침대를 개발하게 됐는지를 늘 생각한다”며 “기업하는 사람들이 장애인들의 삶을 지원하는 것이 하나님의 복을 받는 일이라는 사실을 기업인들에게 몸으로 증거하는 일이 즐겁다”고 강조했다.

요즘은 중국 베이징대를 나온 아들 최연수(46) 해피케어스 대표이사 사장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목욕차량이 고장났다는 전화가 오면 전국 어디나 그날로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20년간 누워지내는 장모를 집에서 돌보는 아내가 목욕차량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큰 힘이 됐다”며 “오는 4월쯤이면 파주에 새로운 공장을 지어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최 회장은 시편 묵상을 좋아한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시 8:1) 그가 시편을 좋아하는 이유는 위기가 올 때도 하나님이 동행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스크 사업이 대유행할 때 중국 기술자들이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해 15일 동안 체류하다 보면 1억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어에 능통한 아들이 사진을 찍어 중국 현지와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볼 때는 주님의 인도하심이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최 회장은 기업을 하면서 거둔 이익을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써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동용 목욕차량에 눈을 뜬 것도 장애인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인천 중앙노인복지센터를 비롯해 대구 사회복지시설의 방문목욕 및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기관 등 해피케어스의 목욕차량 100대가량이 전국에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의 손과 발 역할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자체의 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와 손잡고 공공자금을 활용해 장애인 거주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의 이동식 전동리프트나 체어리프트 및 변기시트 등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특허를 확보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온종일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는 노약자와 일어나고 앉는 것조차 간병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장애인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기 위해 다기능 간병침대를 보급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요양원에 맞춤형 침대를 납품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최 회장은 2003년 4월 첫 간병용 침대를 출시한 이후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사업의 성공 열쇠는 AS에 있다는 것이 그가 밝힌 비결이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천사와 같은 존재로 살고 있다.

최 회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국제의료기기 전시회’에 특허제품을 출품해 국내외 바이어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현재는 100명 규모의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파주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4월부터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국민일보사가 중증 발달장애 청년 연주자 5명을 직접 고용한 사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기업인들이 장애인예술단에 관심을 갖고 후원하는 일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최 회장은 “70대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년처럼 일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감격하면서 살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노인들에게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좋은 제품을 개발해 믿음의 기업으로 우뚝 서고 싶다”고 말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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