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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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콘텐츠, 쌍방향 은혜의 장을 넓히다

입력 2022-04-14 03:05:03
서울 삼일교회 유튜브 채널 ‘말씀을 삼키바’에 어린이를 위한 성경 연극 콘텐츠가 업로드돼 있다. 아래는 서울 소망교회 유튜브 채널 ‘소망아워’의 제작 현장에서 김경진 목사(오른쪽)가 게스트로 출연해 이야기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소방차가 삐뽀삐뽀하며 달려가니까 도로 위의 차들이 양쪽으로 쭈욱 갈라지는 거예요. 아빠가 ‘홍해가 갈라지듯 차들이 움직이네’ 하셨어요.”(강이)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오늘 여행지가 생각나는 걸~ 우리 함께 말씀씨앗 도서관으로 가볼까.”(선생님)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받자 화면이 전환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 땅을 떠나는 과정과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성경 속 이야기가 펼쳐졌다.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송태근 목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말씀을 삼키바’에 올라온 영상이다.

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아이들이 성경을 이해하기 쉽도록 연극 캐릭터로 풀어내는 ‘말씀을 삼키바’ 채널과 성도들의 찬양, 예배 무용, 수어 찬양 영상을 제공하는 ‘찬양 맨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두 채널은 그동안 40여개 영상을 제작했다. 많게는 1만9000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성도들의 눈과 귀를 온라인 세상으로 모으고 있다.

영상 제작에 참여하는 성도들은 영적 성장을 경험하고 있었다. ‘찬양 맨숀’ 촬영 스태프 성진주(27)씨는 “영상 콘텐츠는 성도들에게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격주 화요일마다 퇴근 후 자정까지 촬영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피곤함보다 제작 과정에서 경험하는 은혜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말씀을 삼키바’에서 ‘강이’ 역할로 출연 중인 전혜미(27)씨는 “영상 콘텐츠는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인데 유튜브 사역에 동참하며 하나님 말씀을 더 깊게 알아가는 기쁨이 있다”고 말했다.

교회가 영상 콘텐츠를 사역의 도구로 활용하며 소통 창구를 다각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 설교 영상 일색이었던 교회 유튜브 채널에 성도가 직접 출연하는 영상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세대를 초월한 새로운 교제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소망교회(김경진 목사)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출연하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의 유튜브 ‘소망아워’를 2020년 12월부터 운영하며 60여편의 영상을 제작했다. 최근엔 청년 성도 4명이 출연해 본인의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어떻게 교회 생활을 하고 있는지 대화하는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제작담당 김준목(39) 집사는 “성도들과 일상을 나누는 쌍방향 네트워크 채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청년 다수가 교회를 떠나는 현실 속에서 소망아워가 청년들의 영적 쉼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주안장로교회(주승중 목사)는 교회 유튜브 채널에 지난 3월 ‘주안 온돌방 모임’ 코너를 추가했다. 성도들은 이 코너에서 구역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목회자에게 온라인 코치를 받을 수 있다. 또 ‘100일간의 감사챌린지’ 코너에서는 성도들이 영상에 출연해 각자의 감사 사연을 나누며 하나님의 은혜를 공유하고 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교회가 예배의 본질을 잃지 않는 선에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MZ세대들이 자발적으로 신앙을 소통하는 방식과 형태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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