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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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패스

입력 2022-12-12 03:10:01


카타르월드컵이 준결승전과 결승전만 남겨 두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번 월드컵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예선 리그 탈락이 거의 확실시돼 가던 포르투갈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역전 골은 감동의 극치였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홀로 적진을 돌파할 때 수비수들이 겹겹이 그를 둘러쌌습니다. 그가 스스로 슈팅을 했더라면 거의 실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옆에서 달려오던 황희찬 선수를 확인하고 절묘하게 패스했습니다. 역대급 역전 골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어느 영역이든 정확한 패스가 중요합니다. 단독 드리블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인간 역사도 그렇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기록을 넘어선 흐름입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패스’로 이어지는 게 역사입니다. 선교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선교가 순교의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앞선 세대가 온갖 장애를 극복하면서 ‘복음’을 다음세대에 전해준 ‘패스의 역사’가 곧 선교 역사였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황 선수 같은 성과를 기대한다면 손 선수같이 마음을 비우고 패스를 정확히 해줄 선배들이 필요합니다.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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