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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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물처럼 흐르며 사는 연습

입력 2023-01-17 03:05:01


영국 런던대 제인 워들(Jane Wardle) 교수팀은 다음과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사람들이 어떤 결심을 하고 그것이 습관화되려면 적어도 66일 이상 매일같이 반복해 결심을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가령 건강을 위해 매일 저녁 30분씩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했다면 평균 66일 이상은 계속해 식사 후에 운동화를 신고 바깥으로 나가야 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져서 그다음부터는 저녁 식사만 하면 자연히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작심삼일(作心三日)은 틀린 말이 아니다. 겨우 3일간 결심하고 무엇을 해봐야 그것이 습관화될 수 없는 것이다. 위의 연구 결과대로 한다면 우리는 새해의 어떤 결심에 대해 적어도 오는 3월 7일까지는 계속하여 실행에 옮기고 하기 싫어도 계속 반복해 실천해야 결심을 실행할 수 있는 습관이 몸에 밸 것이다. 이제는 작심 3일이 아니라 작심 3개월이라고 바꾸어야 새해를 위한 결심이 습관화되어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새해 결심이 실패하는 이유를 다음의 두 가지로 집약해서 말하기도 한다. 첫째는 목표가 너무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 없을 때 실패한다. 그런가 하면 일 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기에 사람들은 목표를 세우고도 한없이 게을러진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리가 누릴 1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새해는 없고 벌써 헌 해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결심이 점점 무디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을 상실하고 있다. 지키지도 못할 여러 가지 결심을 했다가 실패하는 일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 이루지 못한 목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한 가지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세우고 하겠다는 결심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세월이 흐른다고 말한다. 세월을 흐르는 물에 비유해서 생긴 말일 게다. 올 한 해 흐르는 물에서 지혜를 얻고, 물처럼 살아볼 결심을 하면 어떨까.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흘러간다. 물이 낮은 곳을 지향할 때 생수가 된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은 마실 수 있는 물이 되고 환경을 정화하고 고기들이 뛰노는 생명수가 된다. 그러나 물이 흐름을 멈추고 정지하면 그때부터 부패하게 되고 악취가 나고 고기들이 죽고 마실 수 없는 죽음의 물이 되는 것이다.

인생은 흐르는 물과 같다. 낮은 곳을 지향하며 흐르는 물처럼 살아야 한다. 그래야 항상 생명력을 유지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고 주변이 사랑과 평화로 충만할 수 있다. 그러나 낮은 곳으로의 흐름을 멈출 때 부패하게 되며 악취가 나고 싸움이 시작되고 평화는 사라지게 된다. 물이 올라갈 때가 있다. 해일이 일고 쓰나미가 닥치면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리고 죽이고 아수라장을 만든다.

내가 흐르지 못하여 생긴 많은 불협화음과 다툼과 싸움과 무질서를 돌아보자. 내려가지 못하고 오히려 올라가려는 욕심 때문에 공동체가 파괴된 일은 없었는가 반성해보자. 물이 흘러서 내려가면 바다를 이룬다. 넓고 깊고 심오한 바닷물이 되기 위해서는 한없이 흐르고 내려가야 한다. 아직 흐르지 못한 개울물은 소리는 요란하고 모양새는 현란할지 모르나 결코 바다가 될 수 없다.

바다는 중후하다. 바다는 위엄이 있다. 개울물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다. 개울물의 현란함에 중독되어 더 이상 흐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이제 그만하면 되지 않았나. 세상의 욕심을 다 버리고 알량한 자리에 대한 미련도 내려놓고 높아지려는 허영심을 포기하고 정지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세월의 흐름 속에서 함께 내려가고 흘러감이 어떠하리.

문성모 목사(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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