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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하는 사람들] SNS를 ‘공유 세상’으로… 삶의 노하우를 나누다

입력 2017-05-01 18:00:01


배윤식(38) ‘쉐어하우스’ 대표는 대학 2학년이던 2004년 호주로 어학연수를 갔다. 첫날부터 막막했다. 당장 숙소 찾아가는 법부터 마트에서 장 보는 법, 지하철 패스 받는 법까지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그래도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던 건 그가 묵었던 셰어하우스(공유주택)에서 함께 생활한 4명 ‘하우스메이트(동거인)’ 덕이었다. 서로 노하우를 공유한 게 외국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8년이 지난 2013년 배 대표는 온라인에 쉐어하우스를 차렸다. 영어로는 ‘ShareHows’라고 쓴다. ‘How(방법)’를 ‘Share(공유)’하는 소셜미디어. 유익하고 재미있는 세상의 모든 노하우를 나누는 곳이다.

‘바닥에 떨어진 동전 티 안 나게 줍는 방법’ ‘회사에서 몰래 자는 방법’처럼 사소한 노하우부터 ‘알면 돈 생기는 알바 상식’같이 실용적인 노하우,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전략 도출법’처럼 진지한 노하우까지 그의 사이트와 SNS에 올라오고 또 확산된다.

제보 받은 노하우를 영상이나 기사로 직접 제작하거나 요리 인테리어 여행 패션 등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과 ‘하우스메이트’를 맺어 다양한 노하우 콘텐츠를 제공받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 구독자 148만명, 유튜브 구독자 35만명,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291만회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청계천로 쉐어하우스 사무실에서 배 대표를 만났다.

그는 원래 ‘PR맨’이었다. 검색순위를 올리는 ‘어뷰징’, 억지로 소문을 퍼뜨리는 ‘바이럴 마케팅’ 등 꼼수로 알리는 업계 관행을 바꾸고 싶어 회사를 나왔다. 미디어와 이용자가 정직하게 ‘윈윈’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쉐어하우스를 생각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합친 ‘짜파구리’도 누군가의 노하우인데 이게 공유되면서 많은 사람이 짜파구리를 알게 됐어요. 사소한 노하우도 공유하면 삶이 윤택해지죠.”

쉐어하우스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일부 업체가 노하우 공유 콘셉트를 베끼기 시작했다. 창작물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이들도 있었다. 오히려 그런 업체가 더 빠르게 성장하는 걸 보며 박탈감까지 느꼈다고 한다.

구독자를 10만명까지 키워놓은 페이스북 페이지가 사라지는 위기도 겪었다.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의 글로벌 계정과 한국 계정을 통합하다 문제가 발생했다. 페이스북 본사에까지 수차례 연락해 겨우 복구했다. 이후 글로벌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구독자가 3개월 만에 50만명으로 급증했다.

“구독자 늘리는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하자 배 대표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꾸준함이죠. 자극적인 이슈를 따라가면 늘리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그러나 독자에게 유익한 게 뭔지 끊임없이 시도하고,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인터뷰 내내 직원들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요즘은 외국인 지원자도 생겼어요. 다양한 색깔의 직원들이 공유할 비전을 주고 싶어요. 독자들이 원하는 좋은 콘텐츠가 답이겠죠.”

소셜미디어란 업계가 한 달도 내다보기 힘들다보니 고민이 많을 텐데 그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요즘 자주 듣는 음악을 묻자 휴대폰을 꺼내 재생목록 맨 위 곡을 틀었다. ‘낡은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마음속으로 다섯을 센 뒤/ 고개를 들어 눈을 뜰 때/ 넌 최고의 오후를 만나게 될 거야.’(페퍼톤즈의 ‘공원여행’)

글=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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