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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홍 화백 “관객에게 힐링 드리고 미국 마약 희생자 도울 것”

입력 2017-06-04 20:10:01


“40점 넘는 작품을 전시하는데요. 전시장을 찾는 분들은 제 그림을 보면서 ‘힐링’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작품 판매 대금은 모두 미국의 마약 희생자를 돕는 데 쓰입니다.”

민태홍(59·사진) 화백은 2일 본보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13∼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전시장 ‘더 마크(Tha Mark)’에서 개인전을 연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주최하고, 전시회 수익 전액은 미국 마약 희생자 후원기금에 기탁된다.

그가 이런 전시회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 화백은 자신의 아버지(85) 이야기를 꺼냈다. 민 화백은 “아버지가 6·25 참전용사다. 전쟁 당시 미군들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셨다”며 “아버지 때문에 미국에 고마운 감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 화백은 붓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지두화(指頭畵)’의 대가로 통한다. 한국의 전통이 깃든 오방색을 사용할 때가 많다. 강원도 삼척 출신으로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으로부터 동양화를 배웠고, 여기에 서양화의 기법을 접목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제32·33회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14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예술 홍보대사도 맡았다. 국내외 전시를 통해 한국의 미를 전파한 공로로 2012년에는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민 화백이 미국 DEA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8월이었다. 그는 당시 DEA 마약 희생자 후원기금 국제상임위원에 위촉됐다. 작품 ‘천지창조’가 지난해 4월 미국 연방수사국(FBI) 청사에 전시되면서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플래티넘상을 수상한 게 계기였다.

민 화백은 4일 전시회 준비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 루브르미술관에서도 전시회를 열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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