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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단 “천안문 시위는 현재진행형”

입력 2017-06-05 18:20:01


천안문 민주화 시위의 주역인 왕단(48)은 “6·4사건(천안문 시위)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며 “중국 민주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에 체류 중인 왕단은 천안문 시위 28주년을 맞은 4일 대만 매체들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왕단은 “외부에서는 6·4사건을 28년 전 일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중국 사회에 대한 영향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미래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에 위기가 닥쳐 중국공산당이 (민주화) 정치 변혁 문제에 직면할 때 6·4는 분명 회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과 자오쯔양 등 개혁파의 실패 사례를 거론하며 “중국이 민주화된다면 공산당 내부의 자발적인 결과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단은 중국의 부패 문제와 관련, “중국공산당 스스로 초래한 것이고 중국인들의 광범위한 불만을 사고 있다”면서 “공산당 스스로를 붕괴시키는 원인이며 중국공산당은 지금도 제도적 변화를 통해 부패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운동에 대해서는 “부패관리 무리를 이용해 또 다른 부패관리 무리와 싸우는 등 문화대혁명의 낡은 수법을 반부패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989년 베이징대 학생이던 왕단은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다가 반혁명선동죄로 약 7년간 복역한 뒤 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석방됐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9년부터 대만에서 활동해 왔다. 8년간 대만 생활을 마치고 다음 달 미 워싱턴DC로 복귀할 예정인 왕단은 해외 민주화 경험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그는 “중국인이 사회복지와 교육,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공산당이 제공한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생계를 개선할 정책 연구 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천안문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철저히 침묵했다. 온라인에서는 28주년에 앞서 ‘6·4(六四)’와 ‘천안문’ 등이 금지어로 지정돼 검색되지 않았고, 민감한 정치 평론을 해왔던 학자나 블로거가 중국 SNS인 웨이보나 웨이신에 올리는 댓글이 삭제되기도 했다. 웨이보의 경우 4일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인해 5일까지 일부 기능이 제한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올렸다. 이에 따라 해외 사용자는 사진과 영상을 올리는 것이 차단됐고, 국내 이용자는 프로필 수정이 불가능하고 댓글에 사진이나 영상을 첨부하는 것이 제한됐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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