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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드 문제로 文 대통령 너무 압박 말아야”

입력 2017-06-14 05:05:04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체계 사드(THAAD) 문제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너무 압박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다.

NYT는 ‘슈퍼파워 사이에 낀 한국’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 고조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남북대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대북 정책과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의 분노, 북한 김정은의 잇단 미사일 발사로 배제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나 문 대통령의 행보가 보기보다 기민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사드 추가 배치를 늦췄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사드 배치가 철회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시켜주는 동시에 중국의 염려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사설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이 단합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찾는 문 대통령의 미묘한 입장을 존중하고, 사드 문제로 너무 압박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문은 또 “채찍만으로는 대북 억지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장기적인 목표는 협상으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고문은 지난 11일 포브스지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 정부가 사드를 철회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나이더 선임고문은 또 “한국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사드 추가 배치를 연기한다면 앞으로 중국이 한국의 대북 군사방어 정책에 불만이 생길 때마다 한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사드는 한·미동맹의 약속”이라며 “환경영향평가는 실시하겠지만 사드 배치는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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