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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고자 유이치 ‘오닌의 난-전국시대를 연 대란’

입력 2017-06-16 05:05:03




혹자는 일본 역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설명될 수 있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하극상의 시대라 불리는 일본 전국시대를 불러일으킨 사건이라고도 한다. 오닌의 난(應仁の亂)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닌의 난은 일본 무로마치 막부 후기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의 후계자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대립이 전국적 규모로 확장된 대란이다. 일본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란 중 하나로 불린다.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소개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 전란이 왜 일어났는지, 최종적으로 누가 이겼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난세라는 용어를 무색하게 할 만큼 그 흔한 영웅 한 명 등장하지 않는다. 즉 난해하다. 그래서 역사적 소재로서는 인기가 없었다.

이 난해성의 장벽을 뚫고 오닌의 난을 소재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이 팔린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인 역사학자 고자 유이치(吳座勇一)는 이 난에서 보이는 인간군상을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당시 진손(尋尊)과 교가쿠(經覺)라는 두 인물이 남긴 일기를 토대로 전란에 휩쓸린 사람들의 생태를 새로운 시선으로 표현한다. 책 속에는 합리적이지도 합당하지도 않은 혼돈한 세계에서 오직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사회가 그려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혹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 중인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일본 실사판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니면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불안과 혼란 시대의 다른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웃나라의 한 역사서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교토=유혜림 통신원(교토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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