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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석방까지 北-美 ‘뉴욕채널’ 재가동 맹활약

입력 2017-06-14 21:40:02


북한이 13일 ‘혼수상태’로 석방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22)가 가족의 품에 안길 때까지 숨 막혔던 북·미 교섭의 내막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의 안위를 적극적으로 챙기려 했고, 그 과정에서 스웨덴의 조력과 또 미국인의 자국 내 사망을 부담스럽게 느낀 북한의 계산이 어우러져 성사된 석방이었다.

특히 웜비어의 석방이 최근 1년간 단절됐던 북·미 간 ‘뉴욕채널’ 교섭의 성과로 알려지면서, 조지프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역할도 주목받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웜비어의 석방은 지난달 8일 노르웨이 오슬로의 북·미 간 반관반민(1.5트랙) 접촉을 통해 시작됐다. 당시 접촉에서 미국 측이 소식이 끊긴 웜비어의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이후 북한의 협조를 얻어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행하는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 관계자가 미국인 억류자들을 만났다. 이때 1년 전부터 혼수상태에 있던 웜비어의 상태가 보다 정확히 파악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한은 지난 6일 뉴욕채널을 통해 조지프 윤에게 웜비어의 위중한 상태를 알렸다. 상황을 보고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조지프 윤에게 평양행을 지시했다. 조지프 윤은 12일 평양에 도착했고 대동한 의사 2명과 함께 웜비어를 만났다. 상황이 위중한 것을 확인한 조지프 윤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석방을 요구했고, 북한도 웜비어의 자국 내 사망을 우려해 석방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웜비어를 석방한 것에 대해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김정은은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채 사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웜비어 석방의 부수적 의도는 마치 ‘숙녀가 신사 앞에서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손수건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외교적 신호의 한 형태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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