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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수상태로 풀려난 웜비어 父 “아들, 北서 유린되고 테러당해”

입력 2017-06-15 18:20:01


북한에서 13일 풀려나 미국에 혼수상태로 돌아온 오토 웜비어(22·사진)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는 “아들이 북한에 의해 유린당했다”고 비난했다. 또 아들은 미국 정부가 노력해서가 아니라 북한의 필요성에 의해 석방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들은 북한에 의해 테러를 당하고 유린되다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웜비어의 귀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덕분이 아니라 북한이 돌려보내길 원해서 석방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프레드는 “조지프 윤한테 지난 6일 전화로 아들의 상태를 통보받았다”면서 “지난해 3월 북한 법정에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바로 이튿날 아들이 혼수상태가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균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고, 이후 수면제를 먹었는데 혼수상태가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웜비어가 혼수상태가 될 정도로 거칠게 다뤄진 이유는 미스터리라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북한은 2009년 선교사인 로버트 박씨에게 성고문을 가하는 등 예전에는 미국인 억류자들에게 육체적 위해를 가했지만 2012년 11월 억류됐던 케네스 배를 비롯해 최근까지도 고문이나 폭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인권유린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편지, 전화도 허용하는 등 ‘친절한 억류’를 해왔다.

때문에 북한이 그동안 미국과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미국인 억류자들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웜비어의 몸 상태가 더 빨리 통보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미국과 긴장 관계가 이어지면서 북한이 통보할 의지가 적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공화국 중앙재판소의 13일부 판정에 따라 노동교화 중에 있던 미국 공민 오토 웜비어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돌려보냈다”고 석방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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