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스티브 스컬리스(51) 의원의 14일(현지시간) 피습 사건으로 워싱턴 정가가 충격에 빠졌다. 백악관 인근 라파예트 공원은 오전 한때 폐쇄됐으며, 이날 71세 생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미 의회는 모든 표결과 위원회 활동을 중단하는 등 의정이 일시 마비됐다. 의사당 방문객의 신분증 검사와 경계는 강화됐다. 스컬리스 의원은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현장에서 경찰의 대응사격에 쓰러진 뒤 이송 도중 숨진 범인이 일리노이주 출신의 백인 자영업자 제임스 호지킨슨(66)이라고 밝혔다. 호지킨슨은 이날 아침 7시쯤 알렉산드리아 공원 야구장에서 연습을 하던 의원들에게 다가가 공화당 소속인지 물은 다음 라이플총을 꺼내 들고 50여발을 발사해 스컬리스 의원과 보좌관, 경찰관 등 4명을 다치게 했다.
의원들은 그의 범행 동기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나자 신변불안을 호소했다. 당시 야구장에는 공화당 의원 25∼30명이 있었는데 경호 인력은 공화당 서열 3위인 스컬리스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의회 경찰 2명밖에 없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의 크리스 콜린스 의원은 “앞으로 총기를 갖고 다니겠다”고 말했다.
범인이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사실이 드러나자 샌더스 의원 측은 “캠프에서 공식적인 역할이 없었으며, 아무도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명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런 비열한 행동이 역겹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우리가 서로 다르지만 하나로 뭉칠 때 강하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호지킨슨은 2년제 대학을 나온 뒤 일리노이 등에서 주택검사업에 종사했으며 지역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임금 불평등 해소와 의료보험 확대를 주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지난 4월부터는 집을 나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등지를 돌아다니며 차에서 숙식을 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