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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 직면한 코미, 러 망명 제안” 병 주고 약 주는 푸틴

입력 2017-06-16 18:10:0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례 대통령 TV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연례 대통령 TV쇼에 출연해 최근 미국 정치권을 요동치게 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오히려 미국이 러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대해 “미국 내 정치적 내분 때문”이라고 일축하며 “우리는 미국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 여전히 미국과 북한 핵문제, 세계 빈곤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 경질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언급했다. 푸틴은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으로 미국의 대규모 감찰 활동을 폭로한 뒤 러시아에 망명한 에드워드 스노든을 거론하며 “코미와 스노든이 무엇이 다르냐”고 물었다. 이어 “정보기관 수장이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록하고 친구를 통해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미가 박해에 직면할 경우 그에게도 러시아로 정치적 망명을 제안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법무장관 출신인 리처드 쿨렌을 개인 변호사로 고용했다. 이번 스캔들에서 줄곧 거리를 뒀던 펜스 부통령이 수사가 백악관을 향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자 모종의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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