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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치닫는 佛 극우당 ‘르펜 부녀 전쟁’

입력 2017-06-21 18:05:01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대표와 아버지 장마리 르펜(89) 명예총재의 부녀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오랜 기간 다른 정치 노선으로 갈등을 겪었지만 이제 회복이 어려울 정도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24방송과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버지 르펜은 이날 “딸이 대선과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아버지 르펜이 노발대발한 것은 딸이 당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이날 생일을 맞은 아버지 르펜은 파리 인근 낭테르의 당사에서 열린 총선 후 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를 찾았지만 입장하지 못했다. 심지어 당사 문은 아버지 르펜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쇠사슬로 꽁꽁 묶여 있었다.

아버지 르펜은 당사 앞에서 한동안 툴툴거렸다. 그는 “딸이 내 생일선물을 준다고 했다. 나이가 너무 많아 문을 넘어갈 수 없다”고 들여보내주기를 호소했다. 딸이 배은망덕하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아버지 르펜은 “국민전선은 내 덕분에 900만 유로(약 114억6300만원)를 모금할 수 있었다”며 “나는 명예총재로 회의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적 증거 확보를 위해 변호사를 대동해 당사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르펜 부녀는 이미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아버지 르펜은 딸 르펜으로부터 출당 징계를 받은 일로 직위를 회복하고 배상금 200만 유로(약 25억4700만원)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아버지 르펜은 나치의 대량 학살을 부정하는 등 딸보다 극우 성향이 강해 둘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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