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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뉴욕 한복판에 당당히 선 한국 중고버스

입력 2017-06-23 00:05:01


이것은 합성사진일까.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낯익은 한국의 마을버스 한 대가 서 있다. 사진이 작아서 보이진 않지만 서울 종로와 대학로 일대를 누비던 셔틀버스다. 뒷창에는 ‘12’라는 마을버스 번호까지 적혀 있다. 이 버스는 어쩌다 뉴욕 한복판에 가게 된 것일까.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는 무역업에 종사하다가 은퇴한 임택(57)씨가 버스를 몰고 전 세계 48개국을 탐방한 여행기다. 운수회사 ‘은수교통’에서 매입한 중고버스여서 버스의 이름은 ‘은수’라고 지었다. 임씨는 2015년 8월, 남미를 거쳐 뉴욕에 도착했을 때 왈칵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당시 그는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폐차될 날만 기다리던 낡은 버스와 은퇴를 한 제가 중남미의 그 험한 길을 뚫고 이곳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섰습니다. …저와 은수는 어려움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이여, 도전하십시오.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당신은 청년입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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