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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본토 공격용 ICBM 시험 발사 임박했나

입력 2017-06-23 18:55:01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 엔진 시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엔진 시험을 실시한 뒤 보통 1∼2개월 안에 실제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하는 시험을 해왔다. 북한이 ICBM 발사까지 성공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훨씬 강력한 대북 압박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대북 협상의 여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번 시험에 사용한 엔진은 ICBM 또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의 2∼3단용 엔진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 5월 IRBM급으로 평가되는 ‘화성 12형’을 발사했으나 단 분리가 이뤄진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화성-12형의 엔진을 1단 추진체로 쓰고 그 위에 소형 엔진을 얹어 다단 구성을 하면 ICBM이 완성된다.

특히 이번 시험은 “북한이 핵 탑재 ICBM을 손에 넣을 것”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도 맞물린다. 한·미 군 당국이 시험 전부터 관련 정황을 주시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23일 “(ICBM 엔진 시험일) 가능성을 두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 감시 능력이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1단 발사체 기술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정지위성운반로켓용 대출력엔진을 시험하면서 엔진 추력이 80tf(톤포스·중량을 밀어 올리는 힘)라고 밝혔다. 이 엔진 한 기로 80t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3월 18일에는 이 엔진에 자세제어용 보조엔진 4개를 추가한 신형 엔진을 시험했다. 당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시험 성공을 확인하고 ‘3·18혁명’이라며 기뻐했다. 화성 12형의 엔진도 이 ‘3·18혁명’ 엔진이다.

지금까지의 추세를 미뤄보면 북한은 수개월 안에 ICBM 시험발사 준비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강한 반발 등 외교적 부담이 핵실험만큼 큰 ICBM 시험을 과연 감행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와 이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ICBM 발사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험 목적이 ICBM 개발보다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량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ICBM 2∼3단을 위해 새로 엔진을 개발한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사정거리 300∼500㎞급 스커드 미사일과 1000㎞급 노동미사일을 위한 신형 엔진일 수 있다. 구형 미사일을 이른바 ‘주체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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