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시사  >  종합

文 대통령 “포용정책도 힘 있어야 가능”… ‘현무2C’ 시험발사 전격 참관

입력 2017-06-23 18:45:01
사거리 800㎞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2C’가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종합시험장의 차량형 이동식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고각 발사된 현무 2C는 제주도 남쪽 이어도 부근에 설치된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됐다. 현무 2C는 두 번의 추가 시험발사를 거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윗줄 오른쪽)이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종합시험장에서 현무 2C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고 있다. 문 대통령 옆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제2유도무기체계단장 박종승 박사(아랫줄 왼쪽 두 번째)가 연구원들과 얼싸안고 환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종합시험장을 방문해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인 ‘현무 2C’의 시험발사 장면을 참관했다. 북한은 전날 석 달여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로켓엔진 발사시험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현무 2C 시험발사 참관 자리에서 “(대북) 포용정책도 북을 압도할 안보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무 2C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해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인 킬체인의 핵심 무기체계다.

이번 시험은 고각 시험발사를 통해 사거리와 탄도중량의 최대능력을 시험했으며, 예정된 사거리를 날아 목표지점에 정확히 명중했다. 문 대통령은 전 과정을 화면으로 지켜봤으며, 미사일이 표적에 명중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대화주의자이지만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며 “ADD가 연구·개발하는 무기체계는 파괴·살상이 아니라 대화와 평화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미사일 시험발사 참관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당초 청와대 국가안보실 이상철 1차장 주관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보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도발이 고도화하고 있어 과연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국민이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며 “우리 군 미사일 능력을 보고받고 국민이 안심해도 된다는 걸 직접 확인해 든든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지연에 따른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참석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우리 군의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 북한 도발 억제력을 빠른 시일 내에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고 지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도화되는 북한 도발에 맞서 우리 군의 미사일 능력이 검증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 정부 관리를 인용해 북한이 전날 ICBM 로켓엔진 발사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로켓엔진 발사시험을 한 것은 지난 3월 18일 이후 3개월 만이다. 통신은 이번에 시험한 엔진이 ICBM의 2∼3단에 사용되는 ‘가장 작은 엔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ICBM 추진체가 완성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 6·25전쟁 67주년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했다. 올해는 역대 처음으로 여군, 여자의용군, 교포참전용사, 민간인 수송단·노무사단, 국군귀환용사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흥남에서 피란 온 피란민의 아들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됐다”며 “우리 국민과 조국의 안위를 지키는 일에 어떤 주저함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입력